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4일 발표한 '경착륙(硬着陸), 시작되다-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를 방어하던 소비가 위축되면서 경기 경착륙이 예고됐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보복 소비심리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 것과 달리, 고물가·고금리 여파가 실질 구매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뉴스핌] 김보나 인턴기자 = 엔데믹 후에도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상권 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동대문 대형쇼핑몰 상가 공실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1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형복합쇼핑몰에서 많은 내부 점포가 빠져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3.04.13 anob24@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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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3% 오르면서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이는 지난달 중순부터 인상된 전기·가스요금의 인상폭이 반영되지 않은 탓에 물가 상승폭이 이후에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인상된 전기·가스요금이 반영될 경우, 물가 상승이 두드러지면서 소비 위축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장에서는 이미 체감도가 높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한 자영업자는 "여전히 원자재 가격이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물가를 정부가 잡을 수 있겠냐"며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면서 임대료는 여전히 오르고 있고 원가도 치솟고 고객들의 지갑만 열리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짠테크'를 표방하는 '거지방'과 같은 커뮤니티도 활성화되면서 소비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절약을 과시하고 상호 이를 공유하면서 소비를 줄이는 방식이 널리 퍼지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올 여름철에는 기록적인 폭염을 맞을 것이라는 예상 속에서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 카페 대표는 "손님이 한명만 있어도 에어컨을 켜놓을 수 밖에 없어 큰일"이라며 "고객은 줄고 냉반기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영업을 할 수록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한산한 서울지역 상가 모습 2023.02.06 mkyo@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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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막히게 하는 대출 상환 만기가 다가오는 점 역시 문제다.
지난달 25일 기준 5대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이 314조6452억원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5년 이후 최대수준에 달하는 상황이다.
더구나 지난해 이들 은행 기준 도·소매업 대출 연체액(1개월 이상 연체)은 3757억원을 전년과 비교해 63.7%나 급증했다.
이에 합쳐 소상공인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만 보더라도 1020조원까지 늘어난 상태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자영업자들에게 푼 대출이 6개월 단위로 만기가 5차례 연장됐고 오는 9월 상환 만기가 돌아온다.
정부 입장에서도 대출 상환은 재연장할 지 여부를 놓고 고심중으로 알려진다.
소상공인단체 한 관계자는 "최근의 정부 지원이라고 하면 일괄적인 지원보다는 경쟁 방식의 사업 선정에 따른 지원이 대부분인데 소상공인들을 줄세워 지원하는 것"이라며 "경제의 저변을 지탱해줄 자영업자들이 이렇게 어려워지면 전체적인 경제 부실화도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간경제연구원 한 관계자는 "아직은 소비를 늘리기 위한 부양정책을 펼쳐야 할 때"라며 "단순히 대출만 연장할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시장에 돈이 돌 수 있도록 추가적인 재정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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