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에서 9구단 체제로 바뀔 경우 선수 구제 방안으로 ‘특별 드래프트’ 등 가능
고양 데이원 농구단 주장 김강선(가운데)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선수단 임금 체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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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데이원 프로농구단이 창단 10개월 만에 해체될 위기를 맞았다. KBL(한국농구연맹)은 16일 오전 7시에 임시 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데이원 구단 존속 여부를 결정한다.
데이원이 ‘운명의 기로’에 놓인 이유는 재정난 때문이다. 데이원은 2021-2022시즌이 끝난 뒤 고양 오리온을 인수해 2022-2023시즌에 ‘고양 캐롯’이라는 팀 이름으로 리그에 참여했다. 하지만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경영난을 맞으면서 팀 운영도 어려워졌다.
KBL 가입비 15억원은 기한을 넘겨 두 차례에 걸쳐 내긴 했지만, 선수단 및 협력 업체(홈 경기 진행) 임금은 5개월 가까이 체불하고 있다. 데이원이 오리온 측에 줘야 할 인수 대금도 남았다고 알려져 있다. 네이밍 스폰서였던 캐롯손해보험은 4년짜리 계약을 한 시즌 만에 해지했다.
김승기 감독이 이끄는 데이원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5위를 하고 4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시즌 종료 후엔 경북 포항시, 부산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인수 기업을 물색했으나 실패했다. 30억원 이상으로 알려진 부채 규모가 걸림돌이었다.
데이원은 지난달 말 KBL 이사회에서 투자 유치 계획을 비롯한 나름의 자구책을 설명했다. “6월15일까지 각종 부채를 갚고, 향후 구단 운영 방안을 제시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데이원은 보름간의 유예 기간에도 이번 사태를 해결하지 못했다.
데이원의 주장인 김강선을 비롯한 선수들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월급이 밀려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데이원은 무기력했고, 15일까지 밀린 선수단 임금조차 주지 못했다. 정상적으로 팀을 꾸려가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KBL 정관(12조)엔 ‘운영 능력이 없다고 인정된 구단은 이사회 심의를 거쳐 총회에서 재적 4분의3 이상 찬성으로 제명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총회에선 데이원을 포함한 10구단 대표(구단주 혹은 구단주 위임을 받은 단장)와 김희옥 KBL 총재가 투표권을 가진다. 11명이 모두 참석할 경우 찬성표가 9표 이상 나와야 제명이 결정된다.
데이원이 해체될 경우 KBL은 팀을 위탁 운영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기존 10구단에서 9구단 체제로 다음 시즌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KBL은 데이원 선수단 보호를 위해 약 10억여원인 체불 급여는 해결해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선수들이 둥지를 잃고 유니폼을 벗어야 하는 사태를 막기 위한 구제 방안으로는 ‘특별 드래프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성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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