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나주병원. 사진 국립나주병원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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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산하 정신의료기관인 국립나주병원이 코로나19 비상사태 종료를 기념하며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직원만을 대상으로 포상 행사를 기획했다가 철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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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미확진 직원 포상 계획 세운 국립병원
22일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실이 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일 국립나주병원은 ‘코로나19 미확진 직원 포상 계획(안)’을 내부 결재 내역으로 올렸다. “지난 3년간 여러 차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모든 종사자의 적극적인 노력과 협조로 슬기롭게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올 수 있었다”라면서다. 코로나19 동안 정신의료기관은 감염 취약시설로 분류됐다.
백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립나주병원 측은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지난 1일부터 자율 기조로 전환되면서 그동안 감염 취약 시설인 우리 병원의 감염 전파 차단을 위해 애쓴 종사자의 노고를 위로·격려하겠다”라며 코로나19 미확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포상 계획을 세웠다. 미확진 직원 얼굴을 그린 일러스트 전시회와 경품 추첨 등을 계획했다.
이 병원 직원 245명(23년 기준) 가운데 지난 16일 기준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직원은 47명(19%)으로 집계됐다. 해당 행사는 일반수용비 명목으로 경비 지출 60만원이 예상됐다. 일러스트 작품 47만원(1인당 1만원)과 현수막 2만5000원, 경품 추첨 6만원 등이 포함된 항목이다. 병원 측은 대상자 선정 기준을 놓고 “이벤트 해당일인 7월 4일까지 걸린 확진자도 제외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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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문제 인지하고 취소”
행사 계획이 알려지자 직원들 사이에서 반발이 나왔다. “모든 직원이 장기간 고생했는데 미확진자만 공로자냐”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이후 백 의원실이 복지부에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질의를 하자 병원 측은 행사를 취소했다. 복지부는 지난 21일 “코로나19 미확진 직원 이벤트 행사는 기관 내부사정으로 인해 취소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 3월 서울 강서소방서가 코로나19에 적게 걸린 부서에 포상하고 확진 이력이 없어야 우수 구급대원으로 선발한다는 공문을 내린 사태를 언급하면서 “현 사태 심각성을 인식해 이런 상황이 다른 모든 국립병원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히 경고했다”라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22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직원 위로 차원에서 기획한 이벤트라고 병원 측은 해명했지만, 문제가 있다고 보고 행사를 취소했다”라며 “국립정신병원 5곳 가운데 국립나주병원만 이런 행사를 기획한 것으로 파악했다”라고 말했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 사진 백종헌 의원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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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의원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확진자와의 접촉 시점과 장소를 특정하는 것이 어렵고, 일을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감염 위험이 증가하는 상황인데도 포상 대상자 조건이 미확진이라는 것은 끊임없이 감염 위험에 노출되는 직원들에게 큰 허탈감을 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엔데믹의 공헌은 확진자와 미확진자로 나눌 것이 아닌 모든 의료진의 공적”이라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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