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정부가 26일 제분업계를 만나 국내 밀가루 가격 안정 방안을 논의한다. 앞서 정부는 라면 업계를 지목, 제품 가격 인하를 언급한 데 이어 그 원재료인 밀가루까지 압박의 범위를 넓히고 나선 것. 참석 제분업체들은 이날 애로사항을 적극 개진하는 한편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 국내 밀가루 가격을 인하할지 여부를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밀가루 판매대에서 한 시민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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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제분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등 제분업체들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양재동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농림축산식품부와 간담회를 진행한다. 제분업계와 업계 전반에 대한 현황을 다루는 통상적인 간담회로 열리지만 최근 고물가 상황을 고려해 국내 밀가루 가격 안정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는 앞서 라면업계를 겨냥해 제품 가격 인하를 압박하고 나선 터 주요 원재료인 밀가루 가격 인하를 적극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한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지난해 9~10월 (라면값을)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며 “기업들이 밀 가격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후 국내 라면 제품 가격은 국제 밀 가격이 아닌 국내 제분업계가 생산·공급하는 밀가루 가격의 영향권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사실상 이날 간담회 역시 이같은 지적에 따라 국내 제분업계의 밀가루 가격 인하를 압박하려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주요 제분업체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국제 밀 가격 내림세 대비 국내 밀가루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배경에 대해 설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통상 국내 반입되는 밀의 가격은 국제 선물 시장에서 거래되는 밀 선물 가격과 반년 안팎의 시차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와 더불어 현재 국제 밀 가격이 지난해 중순 최고점 대비 크게 내린 것은 맞으나 평년 대비해선 여전히 높은 가격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한 제분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 속에 국민들의 부담을 줄이자는 정부의 취지에 업계에서도 이견은 없다”며 “이날 간담회에서는 현재 국내 밀가루 가격 수준이 적정한지에 대한 업계 입장과 함께 밀가루 가격을 마냥 내릴 수 없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 가격 정책의 변화는 없겠지만 이날 간담회를 기반으로 각 업체별 내부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