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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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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연주자가 뭉쳤다…국립국악원 기획공연 '자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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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국립국악원 우면당 창작악단 기획공연

작곡가 여섯명과 단원 협업 여섯 작품 탄생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작곡가와 연주자들이 협업으로 완성한 신작 공연 6편을 무대에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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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기획공연 '자출'. [사진제공 = 국립국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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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원은 6일 우면당 무대에 기획공연 '자출(自出)'을 올린다고 3일 밝혔다. 공연은 중견 작곡가 조혜영·함현상·최지운·이경은·윤민희·손다혜가 창작 단원들과 협업해 탄생시킨 작품들로 구성됐다. 단원들은 이번 공연을 위해 작곡가 선정 과정부터 참여, 작곡가와 꾸준히 소통했다.

공연 이름은 국악기 거문고의 특징적인 주법에서 따왔다. 거문고는 주로 오른손에 쥔 술대로 선율을 연주하는데 간혹 괘를 짚는 왼손의 손가락으로 줄을 치거나 뜯어서 소리를 내기도 한다. 이 주법이 '자출'이다. 국악원은 조연이던 왼손이 목소리를 낸다는 의미와 '스스로 나아가다·표현하다'라는 의미를 더해 공연의 이름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공연에는 국악의 주요 선율 악기인 피리·대금·아쟁·가야금·거문고·해금의 각 악기별 합주곡 여섯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첫 순서로 무대에 오르는 조혜영의 피리 합주를 위한 '번짐'은 장석남의 시집에 수록된 동명의 시를 바탕으로 만든 곡이다. 한 음으로 시작해 서서히 넓은 음정으로 퍼져가고, 하나의 피리 소리에서 여러 소리로 메아리처럼 퍼져나가며 여러 모양의 '번짐'을 표현한다. 피리의 음색과 음역이 사람의 목소리와 닮았다고 생각한 연주자들은 그 점을 잘 살리기 위해 합창을 많이 다뤘던 작곡가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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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원은 6일 우면당 무대에 기획공연 '자출(自出)'을 올린다고 3일 밝혔다. 공연은 중견 작곡가 조혜영·함현상·최지운·이경은·윤민희·손다혜가 창작 단원들과 협업해 탄생시킨 작품들로 구성됐다. [사진제공 = 국립국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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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함현상의 25현 가야금 중주를 위한 '불의 춤'이 무대에 오른다. 춤추듯 피어오르는 불에서 느낀 규칙과 불규칙, 생성과 소멸, 서로의 인과(因果)에 의해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것들을 가야금의 여러 줄로 표현했다. 연주에 참여하는 서은영 수석 단원은 "불이 일렁이는 모습을 음악으로 형상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세 번째 곡인 최지운의 '빛들에 대한 기억'은 자연의 빛에 대한 곡이다. 시간이나 장소 등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자연의 빛을 해금 합주로 표현했다. 8대의 해금에 첼로 1대를 더한 편성으로 연주한다.

이경은의 'Onda가 온다'는 거문고를 위한 곡이다. 'Onda(온다)'는 이탈리아어로 파도를 뜻한다. 자연의 파도와도 같은 인간의 요동치는 심리를 거문고 연주자 출신 작곡가답게 거문고의 다양한 주법을 통해 시청각적으로 표현했다. 물결의 움직임은 술대(오른손에 쥐고 줄을 뜯거나 튕기는 채)의 주법을, 파도의 일렁임은 대현(여섯 줄로 돼 있는 거문고의 제3현으로 가장 굵은 줄)의 울림을 활용했다.

유민희의 다섯 대의 아쟁을 위한 '보고지고보고지고'에는 판소리 '춘향가'의 두 장면이 교차한다. 한 장면은 광한루에서 처음 춘향을 본 몽룡이 춘향과 만날 약속을 하고 춘향을 기다리는 '천자뒤풀이', 또 다른 장면은 춘향이 옥중에서 몽룡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쑥대머리'다. 춘향과 몽룡의 사랑과 이별, 옥중 재회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서정적인 음악을 표현하기에 탁월한 아쟁의 중저음이 만들어내는 깊은 울림을 만끽할 수 있다.

대금을 위해 작곡된 손다혜 작곡의 소금, 대금앙상블과 양금, 타악을 위한 '만산홍운'은 가장 다채로운 편성으로 무대를 여민다. 소금 1대와 대금 7대의 앙상블에 양금, 타악을 더했다. 설악산 공룡능선의 사진을 보고 영감을 받아 작곡됐다. 다양하고 풍성한 화성으로, 모든 연주자들이 한 번씩 화성을 이끌어간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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