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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10년 만에 호황인데”…조선업, 노조 파업에 동력 잃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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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노연, 1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임단협과 무관…정치파업 논란도
조선사들 “협상 통해 간극 줄여야”


이투데이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거제사업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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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가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 본격적 흑자 전환을 앞두고, 파업에 대한 우려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8개 조선사 노동조합이 모인 조선업노조연맹은 지난달 3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공동 쟁의조정 신청을 했다. 이들 노조는 11일까지 각 사업장에서 쟁의 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쟁의 조정 신청은 임금 및 단체 협약 교섭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노조가 중노위에 합법적으로 파업하기 위해 권리를 신청하는 절차다. 중노위가 조정 회의를 열고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는 경우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거쳐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할 수 있다.

노조 측은 임금 협상 견해가 좁혀지지 않아 파업 절차를 밟는다는 입장이다. 5월 임단협을 시작한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상견례 후 지난 5일까지 총 15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상품권 50만 원 지급 △ESG 경영위원회 참여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5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11차례 교섭을 진행한 한화오션도 난항을 겪고 있다. 한화오션 노조는 사 측에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시절 하청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를 취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에선 이번 파업이 최근 진행 중인 임단협과 무관하고 노동 쟁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은 만큼 정치 파업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조선노연은 지난달 30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맞춰 공동 파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윤석열 정권 퇴진을 위해 민중 총궐기 투쟁을 결의했다”며 길거리로 나선 만큼 이번 쟁의 조정 신청이 상급 단체 일정에 맞춘 요식 행위라는 비판이 나온다.

파업이 현실화한다면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선박 건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현재 주요 조선사는 3년 치 이상의 수주 잔고를 확보하며 모처럼 호황을 맞았지만, 인력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선사들은 노조가 경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총파업을 강행하려 한다며 협상을 통해 간극을 줄이자는 입장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임금 교섭에 성실히 응하고 있고 노조와의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불황에서 빠져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노조가 원하는 대로 당장 임금 인상을 충족시켜주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투데이/이동욱 기자 (toto@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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