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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국악 한마당

송지원 "수천년 걸쳐 발효된 국악의 매력…'국악산책'과 함께 느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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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방송 라디오 '국악산책' 진행

매일 오전 9시 우리 음악으로 아침 깨워

'이 시대의 예인' '고전 속 한마디' 등 구성

"전통음악의 넓은 세계 빠지는 사람 많아지길"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우리 전통음악인 국악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많이 안 알려져 있지만, 한번 매력을 느끼기 시작하면 신기하리만큼 깊게 빠져들게 되죠. 한 명의 청취자라도 더 국악이 지닌 무한한 매력을 깨닫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아침 9시. 감미로운 목소리와 우리 음악으로 아침을 깨우는 이가 있다. 2019년부터 4년째 국악방송 라디오 ‘국악산책’(FM 99.1MHz)을 진행하고 있는 송지원 음악인문연구소장이다. 송 소장은 매일 전통음악 전문 프로그램 ‘국악산책’을 통해 청취자들에게 궁중음악부터 향토민요까지 다채로운 장르의 우리 음악을 들려준다.

‘국악산책’의 강점은 국악의 역사와 젊은 예인들의 삶, 이론까지 폭넓게 다룬다는 점이다. 화요일은 국악의 역사를 알려주는 ‘음악사 기행’, 목요일은 젊은 예인을 소개하는 ‘이 시대의 예인’, 금요일에는 동서양고전 속 격언 등을 소개하는 ‘고전 속 한마디’ 코너를 진행한다. 주말인 토요일엔 미래 전통음악이 될만한 새로운 창작음악을 들려주는 ‘토요일의 명작’, 일요일은 평소보다 긴 호흡으로 국악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전곡 감상 코너를 선보인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송 소장은 “서양 음악은 모르면 창피하다고 생각하지만, 국악은 모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며 “인문학적 사고와 연결해 국악의 다양한 분야를 소개하는 충실한 가이드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송지원 음악인문연구소장(사진=국악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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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울림주는 ‘오프닝’…190여명 젊은 예인 소개

“같은 물질이라도 좋은 균과 만나면 ‘발효’가 잘 돼서 우리에게 유익한 물질이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부패’해서 악취가 나고 썩어버리기 마련입니다. 발효되고 숙성되어 아름다운 멋과 향기를 간직한 것, 우리 전통음악도 그 중 하나라서 우리에게 깊은 맛을 전해줍니다. 오늘의 산책길도 숙성된 우리 전통음악의 멋과 함께 문을 엽니다.”(7월 11일 방송)

‘국악산책’은 매일 아침 삶을 곱씹어보게 하는 오프닝 멘트로 유명하다. 오프닝 멘트는 매일 송 소장이 직접 청취자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까 고민해 작성한다. 고정관념의 짓눌림을 벗어 버리자는 메시지를 담아 진윤경의 세피리를 선보였고, 항상 가까이에서 곁을 지키는 이들의 소중함을 되새겨보자며 들려준 박용호의 대금 연주는 삶의 울림이 됐다는 청취자들의 반응이 쏟아졌다.

“청취자들과 소통하면서 국악의 매력을 함께 나누는 거죠. ‘발효’와 ‘부패’의 차이를 소개하는 오프닝 멘트를 했더니 ‘발효하는 삶을 살아야겠어요’라고 문자를 보낸 분도 있었어요. 어떤 청취자는 올해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국악산책을 매일 듣는 거라고 하더군요. 그런 문자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큰 힘이 되곤 해요.”

‘이 시대의 예인’ 코너를 통해서는 지금까지 190여 명의 젊은 예인을 소개했다. 송 소장은 “이들의 삶과 음악 활동을 심도있게 전달하기 위해 방송 전에 한 시간 이상 통화하면서 이야기를 듣는다”며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젊은 연주자들과 이렇게 길게 통화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젊은 연주자들의 음악은 발랄하고 센스가 넘칩니다. 국립창극단의 김준수를 비롯해 유태평양 등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젊은 연주자들이 ‘이 시대의 예인’ 코너를 통해 소개됐죠. 연주자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계기로 활동을 하게 됐는지 처음부터 과정을 모두 소개해요. 하나의 일대기처럼 삶의 이야기를 듣고 연주를 들려주면 음악이 다르게 들리게 되죠.”

송 소장은 편하게 우리 음악을 들려주고 소통도 하면서 국악으로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소금이 물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녹아 소금물이 되는 것처럼 우리 안에도 우리 음악의 유전자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시간의 잣대를 통과한 고전 음악의 힘은 결코 무시할 수 없어요. 이 시대의 창작 음악이란 것은 결국 미래에는 전통이 되죠. 우리 음악에 대한 생소함을 걷어내기 시작하면 나와 일체가 되는 경험을 하게 돼요. 한국인이 한국문화에 익숙한 건 너무 자연스러운 거잖아요. ‘국악산책’과 함께 국악을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우리 음악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함께 키워나가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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