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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

‘인구특별회계’ 신설 장기화…‘힘없는’ 저출산 컨트롤타워 지적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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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범부처 '인구기획단' 만들고 정책 재구성

예정처 "여전히 자문위원회 그쳐…권한상 한계 존재"

"인구예산 여러곳 분산…특별회계 재원 마련 어려워"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정부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범부처 협의체를 구성했지만, 여전히 인구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체 예산권과 집행권이 없어 독자적인 정책 기획력이 없기 때문이다. ‘인구특별회계’ 신설을 통한 예산권 부여 방안도 논의됐지만, 재원 마련 방안에 막혀 지지부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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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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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출범했지만 재원 마련부터 막혔다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인구특별회계 신설 등을 통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에 예산 조정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다시 장기 과제로 미뤄지게 됐다. 정부 관계자는 “특별회계 신설을 위해서는 별도의 재원이 마련돼야 하는데 논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장 내년 예산과 관련해 검토는 하고 있지 않고 장기과제로 갈 것 같다”고 밝혔다.

인구특별회계는 일반회계·타특별회계·기금 등에 분산돼 있는 인구정책 관련 사업 금액을 전입금으로 하는 인구정책 전담 재원으로, 안정적인 인구 정책 추진에 필요한 재원이다. 지난해 이삼식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 연구진이 저고위의 발주로 발표한 ‘인구전략과 거버넌스 개편(안)’에 담긴 내용이다. 저고위는 예산 조정 권한이 없어 종합적·체계적인 인구정책 수립이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저고위에 힘을 실어주자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인구 관련 예산이 여러 부처에 분산돼 있는 만큼 특별회계 신설을 위한 재원 마련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저고위에 따르면 올해 인구 관련 예산은 78조8980억원으로 총 16개 부처에 분산돼 있다. 각 부처의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이를 하나의 특별회계로 모으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대학 등 고등교육을 지원하는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를 마련할 당시에도 교육세 일부를 재원으로 마련키로 하면서 일각에선 ‘초중고 예산 떼 대학에 투자한다’는 논란이 일어나 상당한 진통이 따랐다.

16개 부처 참여했지만 ‘자문위’ 성격 못 벗어…강력한 리더십 없다

이처럼 저고위에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는 작업이 지지부진하다 보니 정부 안팎에서는 인구정책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유명무실’ 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저고위는 당초 2005년 인구정책을 총괄하는 범정부 부처로 출범했다. 하지만 지난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저출산 대응에 28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내실 없이 집행돼 그 효과를 체감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정부는 지난 6월 저고위 산하에 범부처 협의체인 ‘인구정책기획단’을 발족하고 저출산 정책의 비용과 효과를 따지는 검증 작업에 착수했다. 인구정책기획단은 저고위 산하의 범부처 협의체다. 기존에는 기재부와 복지부를 필두로 7개 부처만이 인구정책에 참여했지만, 기획단에는 16개 부처 참여로 2배 이상 규모가 커졌다. 저고위는 연내에 실제보다 부풀려진 저출산 예산과 효과적인 정책이 무엇이었는지 검증해 저출산 정책을 재구성할 예정이다.

하지만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표한 ‘인구위기 대응을 위한 저출산 정책 및 재정사업 분석’ 연구자료를 통해 “범부처 협의체인 인구정책기획단은 부처 간 협의를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산하 기구로서 자문위원회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변화가 크지 않다”며 “이에 따른 정책 결정 및 예산 편성의 권한상 한계도 존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저출산 대책을 밀어붙이려면 부처를 초월하는 강력한 리더십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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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코베 베이비페어’에서 참관객들이 아기띠 등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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