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이자 장사' 덕에 흑자 전환…예대금리차 은행권 1등
인터넷은행 후발주자였던 토스뱅크는 금리 인상기 예대 차익을 대폭 확대하면서 지난 7월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하반기 전월세 대출 출시를 예고했다.
다만 인터넷은행의 본래 인가 취지가 중·저신용대출 공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부적절한 영업 행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뱅크 |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순익은 1년 전보다 48% 늘어난 1천838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충당금 1천117억원을 적립하고도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케이뱅크의 상반기 순익은 25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457억원)보다 46% 줄었다.
이자이익(2천97억원)과 비이자이익(155억원) 모두 1년 전보다 22%, 278% 증가했으나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지난해 상반기(494억원)의 2배가 넘는 1천205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순이익은 감소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실적을 지탱한 것은 대출, 특히 폭발적으로 늘어난 주담대였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낮은 금리를 내세워 공격적인 영업을 이어가면서 올해 상반기 인터넷은행 두 곳에서만 주담대(전월세 대출 포함) 잔액이 5조4천360억원(34.9%) 늘었다.
구체적으로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말 13조2천960억원에서 6월 말 17조3천220억원으로 4조260억원(30.3%)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월 주담대 '갈아타기(대환)'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0.6%p(포인트) 금리 할인을 제공하고, 3월에는 전월세보증금 대출 특판, 4월에도 주담대 특판을 진행한 바 있다.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 역시 같은 기간 2조2천930억원에서 3조7천억원으로 1조4천70억원(61.4%) 늘었다.
케이뱅크도 지난해 10월부터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를 6차례 인하하며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1조6천억원을 신규 취급했다.
전체 여신 중 주택담보대출 비율은 카카오뱅크가 51.1%, 케이뱅크가 29.2%에 달했다. 지난해 말(47.7%, 21.3%)보다 그 비중이 확대됐다.
케이뱅크 |
토스뱅크는 올해 상반기 실적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 7월 최초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10월 출범 후 22개월 만이다.
7월 말 기준 흑자 규모는 약 10억원으로, 토스뱅크 관계자는 "큰 외부 변수가 없는 한 7월 흑자 전환이 3분기 흑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토스뱅크가 빠르게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배경으로는 은행권 최대 수준의 예대금리차가 꼽힌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6월 토스뱅크의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5.36%p로 집계됐다.
시중은행, 지방은행, 외국계은행, 인터넷은행을 포함해 공시에 참여한 19개 은행 가운데 가장 컸다.
토스뱅크의 예대금리차는 5대 은행(2.48∼2.73%p) 뿐 아니라 같은 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 3.23%p, 케이뱅크 3.48%p)보다도 큰 편이다.
예대금리차가 크다는 것은 산술적으로 대출·예금 금리 격차에 따른 마진(이익)이 많다는 뜻이다.
토스뱅크는 지난 2021년 출범 당시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연 2% 금리' 입출금통장을 내놓으며 고객들을 모았다.
그러나 이후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금리 경쟁력이 떨어졌다.
입출금통장 금리가 2%대에서 유지되는 동안, 대출 금리는 올라 토스뱅크의 예대차익은 확대됐다.
다만 토스뱅크 측은 중·저신용대출 공급 때문에 예대금리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고신용자 대비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42% 이상"이라며 "담보대출 대비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만 취급하고 있는 것도 예대금리차를 확대하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입자, 여신 규모 성장이 시너지를 내며 흑자로 전환한 것"이라며 "채권상품 소개 등 WM 서비스와 체크카드 사용 고객 수 증가 등 비이자 수익원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는 아직 신용대출만 취급하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 전월세 자금 대출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토스뱅크 |
금융당국은 최근 가계대출이 늘어나자 주담대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인터넷은행 비대면 주담대'를 정조준했다.
인터넷은행들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미미하고, 취급한 주담대의 절반 이상이 기존 대출을 갈아타는 대환대출이기 때문에 전체 가계대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반박한다.
그러나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대출자가 만기를 늘리는 용도로 대환하는 것인 만큼, 대환대출이라고 가계부채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에서는 인터넷은행들의 공격적인 주담대 영업 자체가 인가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라고 해서 주담대를 아예 취급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인터넷은행의 인가 당시 취지는 중·저신용대출 공급이었지 주담대 공급이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시장금리가 높아지면서 신용대출이 많이 상환되다 보니 영업이 어려워졌는지 주담대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상황인데, 영업 형태 차원에서 문제가 없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2분기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 카카오뱅크 27.7% ▲ 케이뱅크 24.0% ▲ 토스뱅크(1분기) 42.06%로, 연말 목표치(30%·32%·44%)에 모두 미달한 상태다.
특히 케이뱅크는 지난해 10월부터 저신용자(신용점수 650점 이하) 대출을 하지 않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하반기 중·저신용대출 공급에 주력할 것"이라며 "7월부터 일반 신용대출 신청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고, 마이너스통장 대출 대상도 중·저신용자로 한정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도 "중·저신용대출 잔액은 2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며 "적극적인 공급 확대로 연말 30% 달성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ss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