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과 10년 만에 커플 연기…"말 안 해도 척척 잘 맞아"
배우 정유미 |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다음 달 6일 개봉하는 영화 '잠'은 유재선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첫 장편 영화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 연출팀 출신인 유 감독은 봉 감독을 롤모델로 꼽는다.
배우 정유미를 '잠'의 주연으로 이어준 사람도 봉 감독이라고 한다.
"봉 감독님이 '이런 친구가 이런 시나리오를 썼는데 한번 읽어봐 주세요'라고 했죠."
2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유미는 봉 감독이 자기에게 전화를 걸어 '잠'의 시나리오를 추천했을 때를 이렇게 회고했다.
"시나리오가 간결해서 좋았어요. 너무 재밌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감독님이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졌죠."
그렇게 정유미는 '잠'의 주연을 맡게 됐다. 이 영화는 신혼부부인 수진(정유미 분)과 현수(이선균)의 이야기로, 현수가 몽유병에 걸린 듯 자다가 기이한 행동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공포에 질린 수진은 점점 광기에 빠져든다.
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영화'(2010)와 '우리 선희'(2013) 등에서 커플 연기를 해본 정유미와 이선균은 '잠'에선 신혼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정유미는 "(홍 감독의 영화를 촬영할 때 이선균과) 꼭 다시 만나자고 했는데, 10년이란 시간이 걸릴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그는 "(이선균과는) 얘기를 안 해도 (연기가) 척척 잘 된다"며 "(관계가) 오래되긴 했지만, 배우에 대한 믿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선균은) 어떤 배우든 잘 받아주는 것 같다. 그 덕을 제가 많이 봤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정유미는 '잠'에 대해 "스릴러의 외피를 두른 러브 스토리"라며 "부부가 고난과 역경을 극복해나가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 그 표현을 해준 사람이 (유재선) 감독님"이라며 "꽁냥꽁냥하는 것만 러브 스토리라는 편견을 깨줬다"고 돌아봤다.
'잠'의 정유미 |
'잠'에서 수진과 현수의 집엔 '둘이 함께라면 극복 못 할 일이 없다'는 글귀가 가훈처럼 붙어 있고, 이야기 전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유미는 이번 작품에서 자기의 해석보다는 유 감독의 연출에 최대한 충실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그는 "(촬영장에) 생각을 별로 안 하고 가는 편"이라며 "감독이 원하는 대로 감독의 머릿속에 있는 걸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고, 그것에 맞췄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잠'에서 정유미가 표현한 광기에 주목하는 반응도 나온다. 네티즌들은 이 영화의 예고편 영상을 두고 그를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에 빗대기도 한다.
이에 대해 정유미는 "칸영화제에 다녀와 그런 반응을 보면서 좀 놀랐다"며 "좀 더 미쳤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그 정도는 광기가 아닌데…"라고 털어놨다.
'잠'은 공포영화로도 분류되지만, 정유미는 공포영화를 잘 못 본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무서운 걸 못 본다"며 "'콜'이란 영화도 무척 재밌게 봤는데, 혼자 볼 수 없어서 친구랑 같이 봤다"고 웃으며 말했다.
정유미는 배우로서의 삶을 지탱하는 힘에 대해선 이렇게 말했다.
"제가 이 직업을 선택했고, 찾아주시는 분들이 아직 있고, 그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제일 크죠. 그 마음으로 버티는 것 같아요. 버틴다기보단 앞으로 나아가는 거죠."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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