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번 "정상외교가 북핵 해법? 단순한 사고"
트럼프 시절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 고도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집착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달리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방침이 확고한 윤석열정부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두 사람은 2018∼2019년 총 3차례 만나 양자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종식에 관한 아무런 해법도 도출하지 못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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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백악관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에 나섰다. 인도와 베트남 순방을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외교 일정에 관해 설명하는 자리였으나 기자들의 관심은 김 위원장이 조만간 러시아를 방문해 무기 거래 등을 주제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할 것이란 정보에 쏠렸다. 북한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무기를 판매하는 데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에 관한 미국의 정책을 설명하던 중 “전임 행정부는 정상외교(summit-level diplomacy)에 치중하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믿었는데, 이는 단순한 사고”라고 꼬집었다. 2018∼2019년 총 3차례 열린 트럼프·김정은 양자회담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요즘도 그가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점을 강조하며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내가 막았다”는 식으로 떠들어댄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오른쪽)와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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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했을 때 북한은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이미 극적으로 가속화한 상태였다”며 “우리가 목격한 가장 충격적인 사태는 북한의 첫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라고 말했다. 이어 “그건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전에 벌어진 일”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집착해 김정은과 북·미 정상회담 쇼나 벌이는 동안 정작 북한은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더욱 고도화시켰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북한이 한·미·일을 상대로 가하는 핵·미사일 위협이 실은 트럼프 행정부의 실책에서 비롯했다는 것이다. 그 시절 소위 ‘중재자’를 자처하며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을 곁에서 부추긴 문 전 대통령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트럼프 때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한·미·일 3국 간의 긴밀한 협의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북한을 상대함에 있어 트럼프 같은 독불장군 행태를 보이지 않겠다는 의미다. 설리번 보좌관은 최근 캠프데이비드에서 윤석열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 그리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회동한 것을 역사적 정상회의(historic summit)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미국은 한국, 일본과의 긴밀한 협조 아래 우리나라와 동맹국들의 이익을 방어할 역량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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