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 변화 둘러싼 당내 관심, 정치적 배경주목
朴 "정치인이 출마 고민하는 건 당연해"
그동안 이 대표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해 온 박 전 위원장의 태도 변화를 놓고 당 일각에선 "그로테스크(기괴)하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일각에선 박 전 위원장이 내년 총선 공천을 노리고 태도 변화를 보인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박 전 위원장은 제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영입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민주당이 대선에서 패배한 뒤 윤호중 의원과 함께 공동비대위원장을 맡았고, 민주당이 지난해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도 참패하자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박 전 위원장은 586 용퇴론, 팬덤 정치 청산 등 소신 발언으로 주목받았지만, 당 강성 지지층으로부터는 강한 반발을 샀다.
이 대표와 충돌하는 일도 있었는데, 지난해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이 대표를 인천 계양을 후보로 공천한 것과 관련, 비대위원장직 사퇴 후 '이 대표가 계양을 공천을 요구했다'고 폭로해 논란이 됐다. 같은 해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나온 폭로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 본청 앞 단식농성 천막에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3.9.11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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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위원장은 당시 이 대표가 당 대표 선거에 불출마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고, 자신이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기도 했다. 다만 '권리당원 6개월'이라는 출마 자격 기준이 미달해 후보 등록까지는 하지 못했다.
이렇듯 이 대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던 박 전 위원장은 지난 11일 이 대표 단식 현장을 찾아 눈물을 흘리며 "회복식을 만들어드리겠다"고 말하는 등 달라진 모습으로 시선을 끌었다. 일각에선 "공천받으려고 흘린 눈물" 등 비판적인 반응도 나왔다.
박 전 위원장은 내년 총선 출마 계획에 대해 고민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인이 출마 고민을 하는 건 당연하다"며 "추석 지나고 나면 조금 더 명확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대표 앞에서 눈물을 보인 것에 대해서는 "조금은 의견이 다르더라도 같은 길을 걷는 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해서 염려되는 마음에 찾아갔던 건데 너무 수척해진 모습을 눈앞에 마주하니까 울컥했다"며 "정치적 입장을 떠나서 단식하는 사람을 눈앞에서 직접 볼 때 눈물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태도가 변했다는 지적에는 "저의 이념이나 생각이 변한 건 없다"며 "윤석열 정부가 저러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 총선에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게 되는 게 겁이 나고, 그런 측면에서 이 대표와 함께 싸워야겠다는 생각이 복합적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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