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5 (월)

    ‘대북전단금지법’ 위헌… 헌재 “표현의 자유 제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위헌

    헌소제기 2년 9개월 만에 결론

    “특정 견해·이념에 기초한 제한

    과잉금지 원칙 준수 엄격 적용”

    헌법재판소가 접경지역에서의 대북전단 살포를 규제하는 ‘대북전단 금지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문재인정부와 당시 집권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이 2020년 12월 ‘김여정 하명법’이란 국민의힘의 반발 속에 입법안을 단독 처리한 지 2년10개월 만이다.

    헌재는 26일 남북관계발전법 24조 1항 3호 등에 대해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세계일보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이 26일 헌법소원 사건 선고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의 재판관석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남북관계발전법 24조 1항은 국민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심각한 위험을 발생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3호에 ‘전단 등 살포’를 금지하는 규정을 뒀다. 이를 어길 경우에는 최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명시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장하고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며 평화통일을 지향해야 하는 국가의 책무를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고 봤다. 그러나 제한되는 표현의 내용이 매우 광범위하고,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할 국가형벌권까지 동원해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국가가 이러한 표현 내용을 규제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중대한 공익의 실현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허용된다”면서 “특히 정치적 표현의 내용 중에서도 특정한 견해, 이념, 관점에 기초한 제한은 과잉금지원칙 준수 여부를 심사할 때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의 생명·신체에 발생할 수 있는 위해나 심각한 위험은 전적으로 제3자인 북한의 도발로 초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은 북한 도발로 인한 책임을 전단 등 살포 행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책임주의원칙에도 위배돼 청구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표현의 자유가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헌법적 가치라는 점과 그 보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큰샘·물망초 등 북한인권단체 27곳과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개정안 공포 당일인 2020년 12월29일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