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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업무용 PC가 캠핑장 TV로… 조세핀 탄 HP 컨슈머솔루션 사장 “세계 유일의 이동식 올인원 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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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핀 탄 HP 수석 부사장 겸 퍼스널시스템 컨슈머솔루션 사장이 지난 5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 팰로알토 HP 본사에서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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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PC 기업 HP는 이달 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팰로알토 본사에서 혁신 신제품을 공개하는 ‘HP 이매진 2023’ 행사를 열고 세계 첫 야심작을 공개했다. 그 주인공은 손쉽게 옮겨 다닐 수 있는 23.8인치 올인원 PC ‘엔비 무브(move)’다. ‘엔비’는 HP의 프리미엄 PC 라인을 뜻한다. 여기에 HP는 제품을 쉽게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의미로 ‘무브’라는 이름을 붙였다.

HP는 이 PC를 두고 새로운 폼팩터(제품 형태)와 ‘똑똑한 디자인’을 강조했다. 기자가 이날 엔비 무브 데스크톱을 평평한 바닥에 놓자 화면 밑에서 다리 받침대가 90도로 튀어나왔다. 얇은 받침대임에도 데스크톱이 견고하게 세워졌다. 데스크톱을 바닥에서 떼니 받침대는 저절로 접혔다. 이 제품을 개발하는 데 앞장선 조세핀 탄 HP 수석 부사장 겸 퍼스널시스템 컨슈머솔루션 사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혁신 폼팩터를 적용하기 위해 HP 특허 기술 2개가 적용된 다리 받침대와 경첩을 개발하는 데만 1년 넘는 시간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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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의 엔비 무브. 손잡이를 잡고 데스크톱을 들면 바닥에 달린 지지 받침대가 저절로 접힌다./최지희 기자



엔비 무브는 이동성을 강조한 PC인 만큼 자석 손잡이를 제품 뒷면에 달아 한 손으로도 쉽게 들어 옮길 수 있었다. 무게는 4.1㎏. PC 뒷면에는 키보드 등 부속품을 넣고 다닐 수 있는 주머니가 달려있다. 무선 사용은 최장 4시간 동안 가능하다. 화면엔 QHD(초고화질) 터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키보드가 없어도 터치로 화면을 조작할 수 있다. 데스크톱 내장 카메라엔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됐다. AI 기반 이미지 신호 프로세서로 사용자가 카메라 앞을 떠나면 화면이 자동으로 꺼진다. ‘프라이버시 셔터’가 함께 장착돼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카메라를 잠궈놓을 수 있다고 HP측은 설명했다.

탄 사장은 “엔비 무브는 세계 유일의 이동식 올인원 장치”라며 “하나의 PC를 집 안과 사무실, 운동 장소, 휴양지 등 어디로든 쉽게 옮기며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어 일종의 ‘생활 동반자’ 역할도 할 것”이라 말했다. 30년 경력의 탄 사장은 델과 에이서를 거쳐 2014년 HP에 합류해 소비자용 PC 사업을 이끌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 3분기 HP의 PC 시장 점유율은 21%로 레노버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 PC업체 중 3분기 성장세를 보인 건 HP가 유일하다. 탄 사장에게 ‘엔비 무브’의 개발 과정부터 HP의 PC 사업과 PC 시장 전망에 관해 물었다. 다음은 탄 사장과 일문일답.

―세계 첫 이동식 올인원 PC인 점을 강조하는데, 이번 제품을 개발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제대로 된 다리 받침대를 구현해내는 게 제일 어려웠다. 이 제품을 개발할 때부터 우리의 목표는 데스크톱을 놓을 때 별도의 다리 지지대를 마련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바닥에서 받침대가 나와 제품이 세워지게 만드는 것이였다. 이에 많은 기술력을 쏟고 공을 들였다. 경첩이 제품 무게를 버틸 수 있는지, 표면에 닿았을 때 받침대 각도가 직각이 되는지 등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여러 실험을 거쳤다. 이동성을 강조한 만큼 무게 균형을 맞춰 받침 기술을 완성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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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의 엔비 무브. 데스크톱 뒤쪽에 달린 손잡이를 들고 제품을 들면 받침대가 저절로 접히고 바닥에 내려놓으면 받침대가 자동으로 튀어나온다./최지희 기자



―최근 이동성을 강조한 전자 기기가 여러 브랜드에서 나오고 있다. HP가 이 제품을 개발한 이유와 차별점은.

“처음 이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한 건 코로나19 팬데믹 때였다. 당시 많은 회사가 재택 근무를 택하면서, 사람들이 노트북을 들고 집 안을 옮겨 다니며 업무를 보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때 떠오른 질문이 ‘노트북처럼 옮기기 쉬우면서도 더 큰 화면으로 일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였다. 그래서 이동식 올인원 PC를 고안해 냈다.

이 제품의 차별점은 명확하다. 타사 제품 대부분은 단순히 내장 배터리를 넣으면서 이동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대체로 그 기기를 넣을 가방이 따로 필요하다. 결국 사용자는 이동 후 제품을 가방에서 꺼내고, 제품을 켜는 두 단계를 거쳐야 기기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HP는 제품 자체에 다리 받침대를 달아 사용자가 ‘원 스텝’으로 제품을 쓸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한 손으로도 제품을 쉽게 들고 이동할 수 있게 한 것이 큰 차별점이다.”

―한국 시장에서는 어떤 부분을 집중하고 있나.

“한국은 게임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HP에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올해 한국 내 PC 시장 규모는 줄어든 반면 게임용 PC 시장 규모는 성장하고 있다. HP는 어떻게 하면 한국 게이머들과 크리에이터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한국 게이머들은 젊은 편이고 게임 경험을 공유하는 걸 즐기는 성향을 보인다. 이런 독특한 소비자 특성에 맞춰 우리는 장치를 더 간편하게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고, 마이크와 카메라 등 주변 기기들이 쉽게 연결될 수 있도록 게이밍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게임용 PC에서 HP는 높은 성능을 특히 중시한다. 이 성능은 단지 실행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드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가령 HP 게이밍 제품에는 장치 내 공기 흐름이 적절한지, 열 성능이 최상의 상태인지를 확인하는 센서가 있다. 이렇듯 우리는 장비가 열을 내지 않도록 설계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인다.”

―글로벌 PC 시장의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있다는 의견이 우세한데, PC 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나.

“국가별로 상황이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올해부터 PC 시장이 회복세에 돌입할 것이라고 본다. 공급 과잉 문제가 해결되면서 시장 재고 수준도 많이 낮아진 상태다. 다만 분야별로 보면 일반 소비자용 PC 시장은 상대적으로 천천히 회복될 것으로 보이며, 게임용 PC가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전망한다.”

팰로알토(미국)=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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