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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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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열의 생생건강S펜 칼럼] "전청조와 S한방병원의 닮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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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청조 라는 인물이 연일 화제이다. 여성이면서 자신을 성전환한 남자라며 전 국가대표 펜싱선수 남현희를 이용해 관련 지인들에게 수억~수십억대의 투자사기를 벌이고 대담하게도 언론에 결혼까지 발표하며 자신의 신분을 파라다이스 그룹 혼외자라 속였다. 남씨에게 초고가 승용차인 벤틀리와 에르메스 등 명품을 선물하고 국내 최상류층이 산다는 최고급아파트인 시그니엘에서 입주민들에게 자신이 회당 3억을 받는 컨설턴트라고 떠벌리며 투자를 하라며 은행잔고가 51조라는 위조 증명을 보여줬다고한다. 국내 은행 통장에 51조라는 돈이 있다는 말을 맏은 사람도 정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참고로 국내 최고재벌인 삼성 이재용 회장의 재산추정액이 10~11조로 알려져있다. 무슨 사우디 왕자도 아니고 상식적으로만 생각해도 말 자체가 안되는 거짓말에 사람들이 속아 넘어갔다.

분야는 좀 다르지만 의료계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들이 잊혀질만하면 꾸준히 등장하는 사례가있다. 바로 말기암 환자를 상대로한 사기이다. 지난 6월 서울 강남지역의 S한방병원이 환자들에게 거액의 진료비를 먼저 받고는 영업을 중단해 경찰의 수사를 받았다. 이 병원 원장 이모씨 등 관계자 3명은 병원 영업이 중단된다는 사실을 숨기고 최대 1억5천만원에 이르는 고액 패키지 프로그램을 환자들에게 선 결제 방식으로 판매한 혐의(사기·의료법 위반)로 입건됐다.

100여명의 환자가 먼저 지불한 진료비를 돌려받지 못했으며 피해 금액은 20억∼30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이 병원에서 말기 암환자에게 수천만 원대의 약침 치료를 받던 암환자는 과잉진료의 개연상을 가진채 숨지기까지했다. 이른바 ‘산삼 약침’이다 .말기암 환자의 면역력 증가에 효능이 있다 라는 광고를 했지만 무슨 임상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관련 의학적 논문도 검증이 안된 치료법이다.

절박한 환자들은 수천만 원을 내고 산삼약침치료를 받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사망했고 유가족들은 지난 2012년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에야 결국 법원에서 사기 행위로 판결이 났다. 지난해 11월 병원장과 병원 컨설팅회사 대표가 실형을 받고 구속됐고 올 4월에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나면서 병원 폐업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병원장이 구속된 지난해 11월부터 폐업 당일까지 선결제 한 금액만 50억 원대로 추산된다고한다.

하지만 10년에 걸쳐 법정 공방 동안 이 병원은 여전히 암 전문 한방병원으로 성업을 이루었고 4년 전에는 신관까지 병원을 확장했고 최근에는 문을닫고 폐업을 했다. 피해는 온전히 살아보겟다고 전 재산을 쏟아부은 환자와 가족들이다.

사실 이런 병원에 속은 이유가 환자들과 가족 탓만은 아니다. ‘한방 암 전문병원’이라며 강남 한 복판에 건물을 짓고 신관까지 개관하면서 언론에도 많은 마케팅을 했기 때문이다. 신관 개관식에는 구청장은 물론 지역구 의원이 참석하고 연예인을 동원한 마케팅을 펼쳤다. 지난 2018년에는 암을 극복한 방송인 엄앵란 씨를 홍보대사 위촉하며 마케팅을 펼쳤고 2014년에는 세계적인 암 권위자라고 알려진 김의신 박사를 병원으로 초빙해 암 환자들을 위해 강연을 하기도했다. 이외에도 공중파 방송과 여러 언론매체에서 원장과 의료진들이 소개됐다.

기자도 10여년전 해당 한방병원으로부터 말기 암 치료를 한다며 논문과 자료를 공개하겠다며 기자간담회를 한다고 연락이 왔다. 믿진 않았지만 SCI급 논문이 있다고 하길래 속는셈치고 간담회 장소인 병원으로 갔다. 아니나 다를까 SCI급 논문은커녕 A4용지 반페이지 분량으로 무슨 산삼을 달였는데 효과가 좋았다는 말도 안되는 내용의 종이 한 장을 읽고 간담회를 끝냈다. 불쾌한 마음을 안고 이런 병원에 누가 갈것인가 생각하고 관심을 끊었지만 이후 지금까지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에 놀라울 따름이다.

헤럴드경제

통합 면역 암 치료를 전문으로 한다며 지난 2015년 10층 규모의 단독 건물로 개관한 S한방병원의 모습


세상에 가장 사기치기 좋은 사람이 말기 암 환자라는 말이 있다. 병원에서 당신에겐 어떠한 치료법도 소용없고 죽음만을 가다려야한다고 하지만 이런 의료인의 탈을 쓴 사이비의료인이 달콤한 언변에 그야말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매달리는것도 이해못하는것도 아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은 ‘상식’으로만 판단하면 크게 사기당할 일은 없다. 국내 은행 통장에 51조가 있을 수 없다는 상식말이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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