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 일회용 컵과 뚜껑 등이 쌓여있다. /사진=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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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식당, 카페 등의 일회용 종이컵 사용 금지 방침을 철회하고 플라스틱 빨대와 비닐봉지 사용도 한동안 단속하지 않기로 했다. 자영업자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반응을 보였지만 일각에서는 혼란만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환경부는 지난 7일 일회용품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오는 24일 시행 예정이던 플라스틱 빨대 규제의 계도기간을 연장했다. 종이컵은 아예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비닐봉지 규제는 단속과 과태료 부과 대신 장바구니나 종량제 봉투 등 대체품 사용 문화를 정착시키는 쪽으로 바꿨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일회용품의 대체재가 마땅치 않고 비용 부담이 큰 상황에서 이번 결정이 경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용산구 갈월동의 한 분식점 사장 A씨는 "일회용 종이컵 규제가 가장 걱정됐는데 이 부분이 해결돼서 좋다"며 "환경 측면으로는 규제가 안 풀리는 게 좋겠지만 매장에서 장사하는 건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갈월동의 한 카페 사장 이슬씨(35) "플라스틱 빨대, 컵, 뚜껑은 대체품이 별로 없었는데 규제가 풀린다니 안도 된다"며 "종이 빨대는 비싸기도 하고 생분해가 안 된다는 말도 있어 그동안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게 쉽지 않았다"고 했다.

서울 용산구 한 카페 업주가 3일 전 받았다는 일회용품 사용 규제 공문. /사진=정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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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1년 만에 정책이 뒤집혀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씨는 "그동안 손님들에게 환경을 생각해 플라스틱 사용을 지양하자고 말했는데 정책이 반대로 나오니 민망하고 혼란스럽다"며 "계도기간만 연장할 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할지 명확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의 한 바 겸 카페 업주 30대 양모씨는 "3일 전에 일회용품 사용 규제 공고문을 받았는데 갑자기 이러니 헷갈린다"며 "비싸지만 일회용품을 대체할 물품을 사놨는데 다시 안 써도 된다고 하니 혼란스럽다"고 했다.

환경을 생각해 일회용품 규제를 계속해야 한다는 자영업자들도 있었다. 한 카페 직원 김모씨(26)는 "규제가 풀리면 기존에 테이크아웃 잔에 바꿔주는 수고를 덜 순 있겠지만 환경을 생각하면 마음이 불편하다"며 "일회용품 규제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민 반응도 엇갈린다. 20대 회사원 신모씨는 "규제가 완화하면 편해질 것 같다"며 "규제 중에도 일회용품 쓸 사람은 다 썼던 것 같아 형식적인 측면도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은평구에 사는 박유빈씨(29)는 "손바닥 뒤집듯 규제를 푼다고 하니 허탈하기도 하고 화도 난다"며 "환경 보호를 위해 불편을 감수하자는 사회적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됐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되니 언제까지 기후 위기를 미래세대의 몫으로 미룰지 걱정된다"고 했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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