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다음달 1일께 세부 내용 공개 전망
中 국영기업 배터리 부품·핵심광물 우선 포함
사기업이 지분 가진 미국과 제3국 기업도 대상
국내업체 “합작기업 지분 조정으로 대응 가능”
핵심광물은 타격 “2025년부터 보조금 줄 것”
中 국영기업 배터리 부품·핵심광물 우선 포함
사기업이 지분 가진 미국과 제3국 기업도 대상
국내업체 “합작기업 지분 조정으로 대응 가능”
핵심광물은 타격 “2025년부터 보조금 줄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 (현지시간) 콜로라도주에 있는 세계 최대 풍력타워 제조업체이자 한국 기업인 CS윈드를 방문해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날 공장에는 ‘바이드노믹스, 미국에 투자를’이라고 적힌 큰 배너가 걸렸다. [AP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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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가 이르면 1일(현지시간) 규제 대상인 외국우려기업(FEOC·Foreign Entities of Concern) 관련 세부 규정을 발표한다. 지난해 8월 시행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현재 시행중인 ‘전기차와 배터리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대상 기업’을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행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재무부가 발표할 FEOC 규정에 중국 국영기업의 배터리 부품과 핵심 광물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중국 사기업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 중국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한 기업들이 포함될 지가 관심이다.
미국은 현재 IRA에 따라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최대 보조금 7500달러를 지급하고 있다. 세액공제 형태로 지급되는 보조금은 ▲북미에서 제조·조립된 배터리 부품 사용 시 3750달러 ▲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 사용 시 3750달러를 각각 지급하는 구조다.
다만 IRA는 FEOC가 생산한 배터리 부품과 핵심 광물을 사용하는 경우 보조금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 의회는 IRA를 통과시키면서 중국을 겨냥해 이 조항을 넣었다. FEOC가 생산한 배터리 부품을 사용할 경우 2024년부터, 핵심 광물을 사용할 경우 2025년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앞서 미 재무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IRA 백서에서 중국과 러시아·북한·이란이 소유·관할·통제하는 기업을 외국 우려기업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번에 세부 내용이 발표되는데, 중국 정부나 민간 기업이 어느 정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따라 FEOC 선정 여부가 정해질 것으로 WSJ은 전망했다. 중국 기업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은 기술로 제작한 배터리가 보조금 대상이 되는지도 논쟁거리다.
미 재무부도 FEOC 규정 범위를 어느 정도로 정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잡으면 미국의 전기차 산업을 보호·육성한다는 법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 범위를 넓게 잡으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줄어들어 친환경 정책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
중국과 JV를 설립한 한국 배터리 셀·소재 업체도 FEOC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LG화학은 화유코발트와 새만금산업단지에 전구체, 구미에 양극재 공장을 짓기로 했다. SK온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거린메이(GEM)와 새만금에 전구체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도 중국 CNGR과 경북 포항에서 니켈·전구체 생산에 협력하는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발표된 미국 반도체법은 중국 기업이 지분 25% 이상을 직간접적으로 보유할 경우 FEOC로 지정하고 있다. 이 규정이 IRA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면 한·중 합작법인도 FEOC로 지정될 수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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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국 기업들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FEOC 규정이 확정되면, 한중 합작법인 지분 비율을 조정해 대응하면 되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지난 4월 실적 발표에서 “필요하다면 화유코발트 지분을 전략 매입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다른 배터리 업계 관계자도 “FEOC 세부 지침에 맞춰 지분율을 조정하도록 유연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수입 의존도가 높은 코발트, 흑연 등 배터리 핵심광물의 경우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수산화리튬, 코발트, 흑연의 대중국 수입 비중은 각각 87.9%, 72.8%, 93.9%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2025년부터 공급망에서 중국산 광물을 배제해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없다”라며 “FEOC 규정이 엄격하게 적용된다면 2025년부터 대다수의 전기차는 배터리 핵심 광물 규정을 지키지 못해 7500달러의 보조금 중 절반만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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