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글, KAIST와 AI 진단 도구 개발
사용자 학습 데이터 훈련한 AI
영어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
“영어에만 집중하는 환경 조성”
사용자 학습 데이터 훈련한 AI
영어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
“영어에만 집중하는 환경 조성”
이성파 링글 공동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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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영어를 잘하는 사람과 일대일로 대화를 하는 것입니다. 링글은 인공지능(AI)을 이용, 사용자와 튜터가 영어에만 집중하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려 합니다.”
1대1 화상 영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링글. 2015년 설립돼 1900여명의 튜터와 1만5000여명의 사용자를 자랑하는 링글이 AI를 달았다. 영어 교육 플랫폼이 AI를 적용한 만큼 ‘AI튜터’를 떠올릴 법하지만 링글은 튜터와 사용자의 관계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링글의 AI는 사용자의 영어 실력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진단 시스템에 적용됐다. AI 진단 시스템 개발을 위해 링글은 김주호 KAIST 전산학부 교수와 손을 잡았다. 해당 시스템은 12월부터 링글의 모든 사용자가 활용할 수 있다.
링글, KAIST와 AI 이용한 진단 시스템 개발
이성파 링글 공동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튜터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사용자의 영어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딱히 없었다”라며 “사용자의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훈련한 AI가 수업이 끝나고 나면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현재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해 사용자들이 더 나은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는 ‘AI 진단 툴’을 개발했다”라고 말했다. 링글은 지난 8월부터 AI 진단 서비스를 베타로 운영하고 있는데,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용자에게 공개한다는 계획이다.링글과 KAIST가 공동 개발한 AI 진단 툴에는 100만건에 달하는 수업 데이터가 녹아있다. 사용자의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어 실력을 구분한 뒤 실제 원어민 튜터들이 이를 확인했다. 즉 링글을 이용해 사용자가 튜터와 영어 학습을 하고 나면, 녹음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현재 영어 실력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준다. 기존에는 튜터가 잘못된 발음이나 문법 등을 잡아주고 레벨을 평가했는데, 튜터가 바뀔 경우 사용자의 영어 실력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쉽지 않았다.
링글의 AI 진단 결과 모습 |
AI 진단 툴을 사용하게 되면 AI가 구분해 놓은 기준으로 사용자를 평가하기 때문에 튜터가 바뀌어도 평가가 가능하다. 이성파 대표는 “얼마나 정확하게 문법을 사용했는지, 단어를 적절하게 활용했는지, 얼마나 유창한 표현을 쓰는지 등을 AI 기반으로 확인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AI 진단 툴을 개발한 김주호 교수는 “AI가 영어 실력을 진단해 주는 툴은 기존에도 있었지만 링글의 AI는 50만 시간이라는 ‘프리 토킹’을 기반으로 학습을 한 만큼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이뤄지는 영어 실력을 보다 정교하게 진단할 수 있다”라며 “AI 평가를 기반으로 사용자들은 자신의 영어 실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나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링글이 영어 진단 툴에 AI를 적용한 이유는 사용자의 동기부여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성파 대표는 “튜터마다 사용자의 영어 실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다른 만큼 사용자는 수업을 한 뒤 튜터의 평가를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라며 “이는 결국 사용자의 동기부여를 낮추게 되고 자기 성찰 능력을 뜻하는 ‘메타인지’를 높일 수 없는 만큼 AI로 이 부분을 해결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베타 서비스를 이용해 본 사용자들은 링글 수업이 끝난 뒤 ‘피드백 리포트’를 열람하는 횟수가 기존 대비 최대 4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대1 학습이 중요, AI는 그저 거들 뿐”
김주호 KAIST 교수가 링글의 AI 진단 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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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파 대표는 “사용자가 영어 공부 계획을 세울 때는 ‘목표’가 있는데 AI 진단 툴이 이를 도와줄 수 있다”라며 “AI 진단 툴은 시작점과 목표 지점을 이을 수 있도록 도와 사용자가 영어 공부를 어떻게 해 나갈 수 있을지 알려준다”라고 말했다. 김주호 교수는 “링글은 고집스럽게 외국인 튜터와의 일대일 대화 수업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 회사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느꼈다”라며 “AI 진단이 적용되면 오히려 튜터는 사용자의 문법을 고쳐주는 데 덜 신경쓸 수 있는 만큼 대화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사용자에게 더 이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링글이 AI를 교육 플랫폼에 적용하려는 아이디어는 사업 초기인 2016년부터 있었다. 이성파 대표는 당시 알파고가 한국에서 이세돌 9단을 이기는 것을 본 뒤 AI를 사업에 적용할 수 있겠다는 고민을 했다. 이성파 대표는 “당시 AI를 이용, 사람이 말하는 것을 글로 옮기는 시스템이 출시됐는데 링글 사용자 일부가 ‘자막도 제공됐으면 좋겠다’라는 피드백을 준 적이 있어서 AI를 활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당시 이성파 대표는 스탠퍼드 MBA에 재학중이었는데 공교롭게도 AI 수업 시간에 스탠퍼드대 방문조교수로 있던 김주호 교수를 만났다. AI 연구를 하던 김주호 교수는 해당 수업을 청강 중이었다. 이후 2019, KAIST 교수로 부임한 김주호 교수를 이성파 대표가 찾아가 AI 개발을 요청하면서 협업이 이뤄졌다. 김주호 교수는 “영어 데이터를 이 정도 확보한 기업은 찾기 힘들다”라며 “AI 기술은 데이터의 양과 질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러한 데이터와 이를 활용하려는 의지가 다른 영어 교육 플랫폼과 링글의 차이를 보여준다”라고 덧붙였다.
챗GPT를 비롯한 AI가 번역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오터’ ‘클로바노트’ 등 여러 애플리케이션은 녹음 파일을 넣을 경우 이를 글자로 변환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동 통·번역이기도 출시되고 있다. 이성파 대표와 김주호 교수는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영어를 잘하는 사람의 가치는 높아진다”고 이야기한다. 이성파 대표는 “AI를 이용해 누구나 손쉽게 통·번역이 가능한 시대가 된 만큼 오히려 영어 경쟁력은 사라졌다”라며 “따라서 실시간으로 영어를 듣고 이해하고, 자신의 감정, 생각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의 경쟁력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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