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자리한 도곡렉슬 아파트. 사진 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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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와 대출 축소 여파로 시작된 집값 조정 분위기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경기도 역시 6개월 만에 내렸다. 전국 176개 시·군·구 중 집값 하락 지역은 한 주 새 89곳에서 102곳으로 늘었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1% 내렸다. 지난 5월 15일 이후 29주 만의 약세다.
이미 하락세로 전환한 강북구(-0.06%)와 강남구(-0.05%), 구로구(-0.04%), 마포·동작·도봉구(-0.03%) 등이 이번 주에도 내렸고 금천구(-0.06%), 은평구(-0.02%), 강서구(-0.01%)는 하락 지역으로 새로 편입했다. 전체 25개 구 중 14곳이 내렸다. 송파·양천구(0%)는 집값 상승세가 멈췄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향후 주택시장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매수 관망세가 확대되고 매도 가격이 하향 조정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직전 거래보다 실거래 가격이 수억 원 내린 단지가 나온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면적 134㎡는 지난달 말 37억2000만원(16층)에 팔렸다. 두 달 전보다 2억8000만원 내렸다.
최근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 84㎡도 14억7000만원(25층)에 계약됐다. 같은 동의 18층 매물이 지난 10월 15억9000만원에 팔렸는데, 한 달 만에 1억2000만원 내린 셈이다.
김영옥 기자 |
서울 밖의 상황도 비슷하다. 경기도 아파트값(-0.01%)은 26주 만에 하락 전환했고, 인천(-0.05%)은 5주 연속 내림세다. 성남시 수정구(-0.03%)와 과천시(-0.02%), 용인시 수지구(-0.01%), 화성시(-0.01%)가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시장 선행 지표로 분류되는 매수 심리 지표도 꺾였다. 지난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4.7로 전주(85.3) 대비 0.6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6월 12일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다. ‘거래 절벽’ 조짐도 보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 건수는 2312건으로, 지난 1월(1412건) 이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월보다 31.5%(1063건) 급감했다.
정부도 ‘집값 조정론’에 힘을 싣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4일 기자 간담회에서 “10월 특례보금자리론이 부분적으로 마감되면서 큰 틀의 평균적 흐름은 꺾였다고 본다”며 “대출 축소 또는 규제, 고금리가 당분간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하방 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 의견도 비슷하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 우려 탓에 추격 매수에 나서기 어려운 상태”라며 “내년 1분기까지 집값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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