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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1 (수)

    성수동 한복판 배 타고 소주 한잔…매일 1000명씩 줄선 이곳 [쿠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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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에 배를 띄우고, 바람을 즐기고, 좋은 술 한잔을 걸친다’ 선조들의 풍류가 떠오른다. 옛 사람들에게만 유효한 즐거움일까? 그건 아닌 것 같다. 선양소주의 팝업스토어 ‘플롭 선양’이 그 증거다. 매일 새로운 브랜드 팝업이 생기고 사라지는 성수 한복판에 배를 띄우고, 술 한 잔을 권하며 매일 1000명에 가까운 MZ세대를 불러 모으는 그곳에 지난 1일 직접 찾아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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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양소주 팝업스토어 '플롭 선양'의 입구. 사진 맥키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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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수역 3번 출구로 나와, 카페 거리에서 성삼어린이공원 쪽으로 걷다 보면 새파란 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선양소주의 팝업 ‘플롭 선양(Plop Sunyang)’의 입구다. ‘선양’은 맥키스컴퍼니의 옛 사명으로, 1973년 충청도 일대 33개의 소주회사가 모여 설립한 ‘금관주조’가 모태다. 이듬해 ‘선양주조’로 사명을 바꾼 뒤 50년 동안 지역 주류회사로 충청 지역민들에게 사랑을 받아왔고, 얼마 전엔 전국 홈플러스에 입점하며 전국구 공략의 포문을 열었다. 이번 팝업도 그 일환이다.

    근데 이 팝업, 초입부터 심상치 않다. 플롭 선양은 선양의 심볼인 ‘고래를 찾아 떠나는 여정’이라는 주제로 크게 어트랙션존, 브랜드존, 선양오뎅포차 세 가지 섹션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그 시작점인 어트랙션존에서 배를 타기 때문이다. 요즘 성수동 관련 SNS 피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바로 그 스폿이다. 인공 수조로 물길을 만들고 선양소주의 뚜껑, 크라운캡 모양의 작은 배를 띄워 두었는데 긴 코스는 아니지만 실내에서 작은 배를 타고 둥실둥실 떠가는 기분이 꽤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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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팝업 초입에서 배를 탈 수 있다. 배는 선양소주 뚜껑인 크라운 캡 모양을 형상화했다. 사진 맥키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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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에서 내리면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된다. 바람과 물, 모래섬을 따라 고래를 찾는 여정이다. 근데 만날 수 있는 건 고래뿐만이 아니다. 인생샷도 건질 수 있다. 바람과 물, 모래섬을 형상화한 구역들이 하나같이 잘 꾸며진 포토존이기 때문이다. 올여름 내내 유행했던 ‘모래 하트 인증샷’도 준비되어 있다. 모래 하트 인증샷이란 바닷가의 모래를 하트 모양으로 홈을 판 뒤 그 안에 핸드폰을 넣고 찍는 셀카를 말한다. 모래 모양은 하트와 소주병, 병뚜껑인 크라운캡 모양 세 가지가 있으며 천장까지 파란 하늘로 꾸며져 있어 마치 날씨 좋은 날 해변에서 찍은 듯한 인증샷을 찍을 수 있어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파란 모래 섬을 지나 벽면 한가득 큰 고래가 유영하는 미디어아트 섹션에서 고래와 함께 마지막 인증샷까지 야무지게 남겼다면 이제 굿즈와 게임이 있는 브랜드존으로 넘어간다. 이곳에서는 총 세 가지의 간단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데, 게임에 모두 성공하면 쿠폰 한장을 받을 수 있다. 선양오뎅포차에서 선양소주 한 잔과 맛있는 어묵 한 꼬치를 바꿔 먹을 수 있는 교환권이다. 내부 관람을 마치고 밖을 나서니 바람이 매섭다. 이날 서울 최저 기온은 영하 6도. 팝업 옆 야외와 연결된 포차에 쿠폰을 내밀고 소주 한 잔에 어묵 한 꼬치를 받아온다. 깔끔하게 넘어가는 소주 한 잔에 뜨끈한 어묵 국물 한 모금 곁들이니 풍류가 따로 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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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고래가 유영하는 플롭 선양의 미디어아트 존. 사진 맥키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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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롭 선양은 11월 17일 문을 연 뒤 12월 6일 기준 방문객 수가 이미 1만5000명이 넘었다. 평일엔 600명, 주말엔 1000명 이상의 MZ들이 이곳을 찾는다. 최근 우후죽순 생기는 팝업들로 ‘MZ 모시기’가 더 힘들어진 상황과 선양소주가 이제 막 수도권에 진출한 브랜드임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치다. 성공 이유는 뭘까. 맥키스컴퍼니 마케팅팀 고봉훈 팀장은 “플롭 선양은 팝업 내에서 브랜드를 반복 노출하는 방법보다 잘 기획된 전시회처럼 꾸며 고객들의 자율적인 참여와 경험으로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플롭 선양을 찾은 이서연(23)·박용수(25) 씨는 “SNS에서 보고 왔는데 배를 타는 경험도 새로웠고, 예쁜 사진도 많이 남길 수 있어 즐거웠다”고 말했다. 선양소주의 팝업 스토어는 이번 주 토요일인 12월 9일까지 진행된다.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신분증을 지참한 19세 이상 성인만 관람할 수 있으며 네이버 예약은 조기 마감되어 현장 예약만 가능하다.

    안혜진 쿠킹 에디터 an.h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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