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수주량 감소 추세는 여전할 전망
선박 건조 가격은 오히려 상승세 이어가
제조 원가 소폭 감소도 이익 증대에 도움
한화오션 1도크에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4척이 동시 건조 중인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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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량이 지속해서 감소 중이지만, 조선사들의 이익 규모는 우상향할 전망이다. 수주량 감소에도 선박 가격은 지속 상승하고, 원가 부담도 올 상반기 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선박 수주량은 지속적인 감소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량 역시 감소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은 159만CGT(표준선 환산 톤수)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월 수주량인 371만CGT 대비 57% 줄어든 것이다. 336만CGT로 집계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53% 감소했다.
올해 누계 선박 수주량도 감소세가 뚜렷했다. 올 1~11월까지 전 세계 누계 선박 수주량은 3809만CGT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4777만CGT) 대비 약 20% 감소했다.
국내 조선업계도 사정은 비슷했다. 지난달 국내 조선업계는 57만CGT를 수주했는데, 이는 전월 154만CGT 대비 약 63% 감소한 수치다. 올 1~11월 국내 누계 선박 수주량 역시 963만CGT로 전년 같은 기간(1357만CGT) 대비 약 41% 줄었다.
이런 추세는 내년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선박 발주량 전망치는 2900만CGT인데, 이는 올 11월까지 누적 수주량인 3809만CGT보다도 약 24% 줄어든 수치다.
연구소는 몇 년간 선박 발주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았던 액화천연가스(LNG)선, 컨테이너선 수요가 꺾인 것을 선박 주문 감소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연구소 관계자는 “LNG선은 지난 수년간 발주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며 필요 물량에 근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컨테이너선 발주 역시 해운 시황 악화로 인한 신규 투자가 내년에 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내년 수주량도 지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선박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며 국내 조선사 이익은 오히려 우상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9% 상승한 176.61로 나타났다. 전월 신조선가지수였던 176.03과 비교해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선박 수주 시 조선사들이 선주로부터 받는 평균 건조 가격이 오르면 신조선가지수 역시 상승 집계된다.
원가 부담이 줄어드는 것도 호재다. 국내 조선업계는 현재 국내 철강업계와 올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약 5개월째 지속하는 중인데, 업계에서는 하반기 후판가는 상반기 대비 약 10%가량 가격을 인하하는 쪽으로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후판가는 전체 선박 건조 비용의 20~30%를 차지한다.
세계적인 환경 규제 강화도 국내 조선사들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선박 발주는 줄어도 친환경 기술력이 탑재된 선박에 대한 수요는 장기적으로는 늘어날 것”이라며 “친환경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를 진행 중인 국내 조선업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투데이/김해욱 기자 (haewookk@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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