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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한은 “40대도 제조업 기피…고령화에 돌봄인력 구인 133.9%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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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구인자 ‘동상이몽’ 더 커졌을 가능성

“정부-지자체 병행해 직종·지역 정책 수립해야”

헤럴드경제

20·30대에 이어 40대도 제조업종 구직을 기피하면서 제조업 노동 수급 불균형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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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코로나19 이후 30대 이하 젊은층 뿐 아니라 40대도 제조 현장직을 기피하면서, 충남·충북·전남의 기업들이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지역 노동시장 수급 상황 평가’ 보고서에서 2019년 3분기와 올해 3분기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 정도를 측정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노동시장 긴장도(tightness·실업자 수 대비 빈 일자리수 비율)를 직종별 분석 가능한 구인배율(구인/구직)로 측정했는데, 구인배율이 높을수록 노동공급 대비 수요가 많아 노동시장 수급상황이 양적으로 긴장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시장 긴장도가 1을 넘으면 인력난이 심하다는 것이고, 1 밑으로 내려가면 구인이 잘 된다는 뜻이다.

노동시장 불일치(missmatch) 지수는 노동시장 수급 상황의 질적 측면을 보여주는 지표로 구인분포와 구직분포 간 격차가 클수록, 매칭효율성이 낮을수록 지수는 상승한다. 구직자는 있지만 구인자가 원하는 인력이 없는 상황을 가리킨다.

보고서가 지역 노동시장 수급 현황을 살펴본 결과 서울·대전·부산 등 대도시에서는 노동시장 긴장도가 0.5를 밑도는 반면, 전남·충남·충북 등에서는 1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남·충남의 경우 노동시장 긴장도가 1을 웃도는 데다 불일치 지수도 지역 평균보다 높았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봐도 대부분 지역에서 노동시장 긴장도가 상승하고 불일치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긴장도는 광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상승했으며, 불일치 또한 제주·광주·강원·대전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팬데믹 이전 대비 확대된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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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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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20·30·40세대의 제조업 현장직 기피 현상과 돌봄서비스 구인이 크게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송상윤 한은 제주본부 기획금융팀 과장은 “지역 노동시장 수급 상황 변화 요인을 분석한 결과 제조 현장직에서의 인력 수급 불균형 심화는 대부분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며 “40대 이하 연령층에서의 구직 감소에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2019년 3분기 대비 올해 3분기 제조 현장직 노동 긴장도는 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상승했다. 제조 현장직을 세부 직종별로 보면, 제조 현장직 긴장도 상승은 ▷화학(플라스틱 제조 등) ▷금속(판금·용접 등) ▷제조단순직에서 나타났다.

송 과장은 “지역 내 화학·금속·제조단순직 구인비중 한 변수 만으로 지역 간 노동시장 긴장도 차이의 상당 부분이 설명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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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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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서비스 수요가 크게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고령화에 따른 구인 증가 영향으로 분석대상 16개 지역 중 11개 지역에서 노동시장 긴장도가 높아졌다.

2019년 3분기 대비 올해 3분기 돌봄서비스 구인 증가율은 133.9%에 육박하기도 했다. 구인 비중 또한 같은 기간 5.7%에서 11.3%으로 약 2배 상승했다.

송 과장은 “돌봄서비스의 구인 증가율은 전 직종에서 1위를 기록했다”면서 “구인증가율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전체 노동시장 경직도가 커졌다. 고령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돌봄서비스 구인증가율과 60세 이상 비중 변화 간 상관계수가 0.58에 달해 고령화가 돌봄서비스 노동수요 증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에 보고서는 지역 노동시장 상황이 직종 측면의 구조적 문제에 직면한 만큼 직종에 초점을 맞춰 인력수급 관련 정책을 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

송 과장은 “다만 직종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면 개별 지역의 고유 특성이 정책에 반영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직종 측면 정책은 중앙부처에서, 지역 고유의 정책은 지자체에서 주관하는 하이브리드(병행) 정책이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제조 현장직 중 자동화가 어려운 필수 직종의 경우 핵심 기술이 다음 세대로 잘 이전될 수 있도록 정책적·자구적 노력에 나설 필요도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근무여건 개선 노력 등으로 제조 현장에서 근무하는 20~40대의 평균근속연수가 긴 기업들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 등 노력이 필요하다”며 “기업의 경우 제조 현장직 근로자들의 근무여건(임금 등)을 꾸준히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돌봄서비스의 경우 우리나라 고령화 추세에 비춰 볼 때 인력 수급 불균형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외국인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지 않은 외국인력을 적극 활용해 돌봄서비스 이용에 대한 비용을 낮추면서 인력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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