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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이슈 세계 금리 흐름

올 ‘세번의 금리인하’ 예고한 연준… 연착륙 수순 밟는 美경제 [뉴노멀 시대, 美·中·日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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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종료 기대감 키우는 美
연준, 3차례 금리인하 시그널
각종 경기지표들 연착륙 무게
인플레 예상보다 빠르게 잡혀
2026년 목표치 2% 달성할듯
파월 "인플레 여전히 높아" 신중
경제 지속 회복 조정자 역할할것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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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이 올해 경기침체(경착륙) 없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도 안정시키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끝내고 이르면 올해 3월부터 최소 3차례의 금리인하를 예고한 가운데서다. 미국 경기의 연착륙은 전 세계는 물론 오는 11월에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심이 쏠린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다면 이는 미국이 경기침체 없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경제가 회복되는 연착륙을 의미한다. 반대로 연준이 급격한 경제악화(경착륙)나 경기침체 가능성, 경기침체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올해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과거와는 확실히 다르게 미국 경제의 지속적인 회복을 가능하게 하는 조정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미국 경제 연착륙 가능성 높다?

1일(현지시간) 월가 등 시장에서는 미국 소비와 고용시장 회복세, 인플레이션 둔화, 연준의 금리인하 예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올해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 경기지표를 살펴보면 경기 경착륙보다 연착륙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7057억달러로 전월 대비 0.3% 증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월간 소매판매 지표는 전체 소비 중 상품판매 실적을 주로 집계하는 통계다. 미국 경제의 중추인 소비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소매판매 지표는 지난해 9월까지 호조를 이어가며 미 경기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7개월 만에 0.2% 하락하면서 미 경기침체 우려에 불을 붙였었다. 소매판매 지표가 악화되면서 고금리 장기화와 대출 연체율 증가, 가계저축 소진, 학자금대출 상환 개시 등을 이유로 미국 소비둔화 우려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소매판매 지표가 안정되면서 한숨을 돌렸다.

연준이 금리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중시하는 근원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4·4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3.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9월 연준의 전망치인 3.7%보다 낮은 것인데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있는 신호다.

연준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하락한 인플레이션이 머지않아 목표치인 2%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것은 경기 연착륙에 좋은 신호인데 연준은 올해 근원 인플레이션이 2.4%, 2025년에는 2.2%, 오는 2026년에는 목표치인 2%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코네티컷주에 위치한 가벨리 펀드의 가치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 크리스 마랭기는 "올해 경기가 완화되는 것은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오펜하이머 자산운용의 존 스톨츠퍼스 수석전략가 역시 "2024년은 연준이 제한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적인 기조로 전환하면서 시장이 적응하는 변화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 의식? 바이든 행정부 관료들은 연착륙 자신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지적했듯이 현재 미국의 대출금리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대출금리에 민감한 주택 등 부동산 경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올해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정부 각료들은 미 경제 연착륙을 자신하고 있다. 연준 의장 출신인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대표적이다.

옐런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가 심각한 경기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이 둔화함으로써 이른바 연착륙으로 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과 임금상승률이 둔화되면서 미국 경제전망이 밝아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CEO 카운슬 서밋에 참석해서 "연착륙은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고용시장도 강하고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는 것인데 우리가 그 길을 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그 목표를 위한 마지막 여정이 미국민들에게 고통스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연준 부의장 출신인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역시 지난해 12월 임금상승과 인플레이션 완화가 미국 가계에 도움이 되면서 미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해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브레이너드 위원장은 "미국 경제의 성장은 강하고 인플레이션은 둔화했으며 실업률은 여전히 낮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여전히 많은 미 국민이 여전히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최우선 경제과제"라고 덧붙였다.

실업률은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실업보험 청구 건수도 적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선언을 연준이 미국 경제 연착륙을 뒷받침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미국 경기의 경착륙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지만 경기침체 가능성을 훨씬 낮춘다는 것이다. 공식적으로 연준은 여전히 현재 인플레이션에 만족하지 않고 있으며 파월 의장은 여전히 너무 높다는 입장이다.

■파월의 연준, 여전히 금리인하 신중?

때문에 연준이 금리인하를 신중하게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준의 금리인하는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로 향하고 있다는 신호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연준의 금리인하는 미국 경제 경착륙의 전조로 여겨져 왔다. 실제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했던 지난 2000년을 비롯해 2007년, 2019년 후 곧바로 경기의 경착륙이 찾아왔다.

따라서 파월 의장이 '금리인하를 위한 인하'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찰스 슈왑의 수석채권전략가인 캐시 존스는 "파월의 연준은 설득력 있는 이유가 있을 때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며 이 경우에도 연준의 금리인하는 천천히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빌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역시 비슷한 의견을 냈다. 더들리 전 총재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2% 내외로 유지하는 데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상황은 매우 까다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벨리 펀드의 가치부문 공동 최고투자책임자인 크리스 마랑기 역시 "연준은 너무 일찍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금리인하는 경기 경착륙이 아닌 인플레이션 둔화에 발맞춰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파월 의장은 올해 세 차례 금리인하를 예상한다는 새로운 전망과 함께 주목할 만한 연준의 방향 전환을 제시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년여 동안 경기침체가 발생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필요한 만큼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었다.

시장에서는 올해 3월 연준이 첫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올해 3월 금리를 0.25%p 이상 인하할 확률을 78.3%로 반영했다. 또 5월 회의에서 금리를 현 수준보다 낮게 가져갈 확률이 97.5%로 반영되고 있어 5월 이전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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