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당 내에서 더욱 커지고 있다. 4·10 총선을 앞두고 악화한 국민적 여론을 고려해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총선에 악영향을 미치기 전 김 여사의 공개 사과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이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건희 여사. 사진=연합뉴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날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 논란과 관련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동의한다"며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만큼 수단과 방법을 다해 용서를 구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 각자에게 요구되는 도덕적인 수준이 있고, 영부인으로서의 지위와 역할, 기대치가 있다"며 "그것을 무너뜨린 일이며 국민이 참기 힘든 장면이 동영상으로 나온 부분에 대해 정말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전날 하 의원은 국회 의원총회에서 윤재옥 원내대표가 명품 수수 의혹의 본질은 정치공작이라고 강조하자 "공작이고 함정인 것은 맞는 데 거기서 그치면 안 된다. 공작이라고 아무거나 다 받으면 되나. 국민이 안 좋게 보니 (김 여사가) 고개를 숙이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이번 총선에서 경기 수원에 출마하는 이수정 경기대 교수도 앞서 여러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경위를 설명하고, 만약에 선물이 보존돼 있으면 준 사람에게 돌려주고, 국민에게 사과하고 이렇게 하면 좀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은가"라며 "개인적으로 저라면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그간 당내 일각에서 요구하는 김 여사 사과에 대해 즉답을 피했던 것과 다른 반응을 보였다. 한 위원장은 전날 저출산 대책 공약 발표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그 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기본적으로 함정 몰카(불법 촬영 영상)이고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라면서도 "전후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께서 걱정할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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