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기’ 청년도약계좌 부담
주담대 인상·예대율 규제도 한몫
#. 오는 25일 청년희망적금 만기를 앞둔 곽 모(28) 씨는 매일 은행권 정기예금·파킹통장 금리를 검색한다. 정부가 유도하는 청년도약계좌는 금리를 많이 주지만 만기가 5년, 7년으로 너무 길다는 판단에서다. 곽 씨는 “결혼준비 등 목돈이 필요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부담이 커서 청년도약계좌 가입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5%대 특판 예금을 찾거나 주식 등에 분산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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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말 청년희망적금 만기일이 도래하면서 은행들이 200만명에 가까운 예금자들을 포섭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만기도래 예정자에게 청년도약계좌로 일시납입 안내를 보내고 있지만, 이달 초까지 연계율은 13%대에 그친 상태다.
은행 입장에선 예수금을 끌어모을 절호의 기회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기업대출을 대거 내준 은행권은 올해 예금액 대비 대출액 비율인 예대율을 정뷰 규제 수준인 100%로 맞추기 위해 정기예금 취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예금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985조5796억원으로, 법인 및 가계자금을 중심으로 16조6000억원 증가 전환했다. 은행권 정기예금은 지난해 12월 22조8197억원 크게 줄었지만 지난달 들어 다시 증가했다.
한은은 기업대출을 대거 취급한 은행들이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 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원화 기업대출 잔액은 640조4330억원으로 2022년 말 587조4590억원보다 52조9740억원(9.02%) 늘어났다. 같은 기간 이들 은행의 평균 예대율은 98.1%로 1년 전보다 1.68%포인트 커졌다.
은행이 예금금리를 올려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이달 말 2022년 2월 취급된 청년희망적금의 첫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하지 않는 소비자들을 의식해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올라 예금금리도 인상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시중은행이 취급한 만기 12개월 기준 정기예금금리는 4%에 가깝다. 전월취급 평균금리를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4.02%로 가장 높고, 국민은행이 3.85%, 신한은행 3.84%, 하나은행이 3.83% 순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이달 초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7%대의 고금리 예금 특판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인터넷은행은 케이뱅크가 평균 4%, 카카오뱅크가 평균 3.95% 금리를 적용했다.
고금리 단기 예금 수요가 높아지면서 은행권 예금금리 경쟁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한눈에’에 따르면 만기 12개월 기준 현재 은행권에선 수협은행 정기예금인 ‘Sh첫만남우대예금’이 최고 4.12%로 가장 높은 금리를 주고 있다. 이어 대구은행 ‘DGB주거래우대예금(첫만남고객형)’은 4.05%를 적용하고 있다.
저축은행권 정기예금금리를 살펴보면 청주저축은행이 4.40%로 가장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어 참 저축은행이 4.10%, 평택저축은행이 4.07%를 적용 중이다.
상호금융권에선 대부분 대면 가입 상품이지만 무려 5%대 정기예금을 찾아볼 수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신용협동조합의 ‘파워정기예탁금(만기지급식)(대면)’과 HJ중공업 신용협동조합의 ‘한아름정기예탁금(만기지급식)(대면)’은 최고 5%를 제공 중이다.
비대면 상품 중에선 대구수성 신용협동조합의 ‘유니온 정기예탁금’이 4.50% 금리를 준다. 문혜현 기자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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