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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공정위 규제 엇박자…담합 몰린 이통사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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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12일 서울에 위치한 한 대형 휴대폰 집단상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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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판매장려금 담합 혐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가 임박해지면서 과징금 수위를 놓고 통신업계가 우려하고 있다.

통신 3사는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한 판매장려금 기준선 준수 등 적법한 행정지도에 따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정위는 시장상황반 운영을 통한 영업실적 공유를 문제 삼고 있다.

앞서 방통위가 장려금 기준선 설정에 대해 정당한 관리감독 행위라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공정위가 제재 절차에 나서면서 부처간 갈등도 고조되는 양상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조만간 이동통신 판매장려금 담합 의혹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이통 3사에 심사보고서를 발송한다.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관련 매출과 법 위반 중대성을 엄격하게 판단할 경우 1000억원대 과징금이 부과될 것으로 우려한다.

판매장려금은 이통사가 휴대폰 판매를 독려하기 위해 유통점에 지급하는 비용이다. 방통위는 장려금 차별 지급을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30만원을 상한선으로 정하고 있다.

방통위는 심사보고서 결과가 나오기 전에 해당 사안에 대한 부처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공정위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방통위 통신시장조사과 관계자는 “진행 중인 담합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기 어렵다”면서도 “현재까지 파악한 판매장려금 조사와 관련된 방통위 입장을 정리해 공정위에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방통위 내부적으로는 앞서 장려금 기준선 준수는 담합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공정위가 조사를 강행하는 것에 대해 불편해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양 부처는 2020년에도 온라인플랫폼법 규제 권한을 두고 충돌한 바 있다.

공정위는 소관부처가 있다고 해도 공정거래법 적용에서 면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단통법 집행행위라는 특성을 제재 수위를 결정할 때 참작 사유로 볼 수는 있으나, 영업정보를 교환해 기업 수익성을 제고한 행위는 적법하지 않다는 논리다.

공정위 서비스카르텔조사팀 관계자는 “과거 육계 담합 때도 소관부처(농림축산식품부) 행정지도를 넘어서는 부당공동행위가 있다고 판단해 과징금 처분을 내린 적 있다”면서 “현재 판매장려금 관련해서도 이러한 부분이 있는지를 조사 중이며 양 기관의 권한 충돌은 없다”고 말했다.

부처간 규제 엇박자 속에 통신업계 속앓이는 깊어지고 있다. 방통위 관리·감독하에 규제를 준수해왔음에도 공정위로부터 담합 여부를 조사받고 있어 곤혹스럽다는 것이다. 시장상황반 운영 역시 단통법 준수를 위한 수단이었다는 점에서 억울함을 토로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경쟁제한적 요소가 있는 단통법의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공정위가 전문 규제기관인 방통위의 권한 영역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 경쟁정책자문위원인 권남훈 건국대 교수는 “정책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특별법 우선원칙에 따라 거래관계 일반법인 공정거래법보다 특별법인 단통법이 우선해야 한다”면서 “행정지도 내용이 법의 취지와 부합하지 않을 경우 사업자는 이를 거부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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