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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5·18 관련 발언 논란, 공천취소 위기 몰렸던 도태우 ‘극적 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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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문 정상 참작 사유로 작용했다는 게 공식적인 설명

세계일보

질문에 답하는 국민의힘 공관위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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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5·18 관련 발언 논란으로 공천 취소 위기에 몰렸던 국민의힘 도태우 후보(대구 중·남구)가 12일 극적으로 구제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며 재검토를 요청했지만, 공천관리위원회가 한 비대위원장의 요청에 이날 밤까지 격론을 벌인 끝에 도 후보의 공천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공관위가 '공천 유지'로 기운 데는 도 후보의 두번째 사과문이 정상 참작 사유로 작용했다는 게 공식적인 설명이다.

공관위는 보도자료에서 "도 후보가 두 차례에 걸쳐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5·18 민주화운동 정신에 대한 헌법 가치와 국민의힘 정강정책에 대한 의미를 확고히 인식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점, 5·18 정신을 존중하고 충실히 이어받겠다고 표방했다는 점, 5·18 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밝힌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도 후보는 지난 9일 "정제되지 못한 개인적 발언들로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도 자신이 '5·18 북한개입설'을 주장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명백한 오보이자 허위"라고 반박한 바 있다.

사과에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그는 이날 "국민의힘은 정강에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명시한 자유민주주의 정당"이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존중하고 충실히 이어받겠다"고 다짐한 뒤 거듭 사과했다.

공관위 회의를 앞두고 당내에선 도 후보의 공천이 취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쌀 탈곡할 때 석발기로 걸러냈더라도 밥에서 돌이 나오면 꺼내야지, 삼킬 수는 없지 않나"라며 공천 취소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공관위 회의에서도 후보에 대한 처분을 놓고 격론이 오갔다. 공관위는 도 후보 건에 대해서만 네 차례에 걸쳐 논의를 했다. 회의에선 중도 확장성, 호남 민심 이탈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성 공관위원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그런 것들을 다 고민하느라 시간이 걸렸다"며 "제일 이견이 있던 부분"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도 후보가 두 차례에 걸쳐 사과한 데다, 후보가 되기 전인 5년 전 발언을 이유로 공천을 재검토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는 우려, 자칫 민주당의 공세에 말릴 수 있다는 지적 등이 감안돼 최종 결정이 '만장일치 공천 유지'로 모아진 것으로 보인다.

법적 시비 가능성에 앞서 공천을 취소한 2명(김현아·박일호)과달리,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던 과거 발언만 문제 삼아 공천을 취소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론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에게 "(사과) 진정성을 인정하고 (공천을)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 내렸다"며 "추가적 상황이 나오기 전에는 추가 사과나 입장 표명은 필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이 강조한 '국민 눈높이'에도 맞는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결론을 내고 내가 바로 전화해서 경고하고 확실히 다짐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결정으로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중도층과 호남 민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도 후보가 2016년부터 1년 넘게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 올라온 국정농단 사건을 부정하는 내용 등의 글을 수차례 공유한 것이 알려진 상황도 추가로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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