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5.25~5.50%로 동결했다. 연준은 성명서에 ‘최근 몇 달간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향한 추가 진전이 부족하다’는 표현이 추가되었지만, 고용과 물가 목표 달성을 둘러싼 위험이 ‘지난 1년간 더 나은 균형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해 통화정책이 중장기적으로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연준은 또 6월부터 양적긴축(QT)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 기관채와 주택저당증권(MBS) 한도는 350억달러로 유지하되, 국채 한도를 기존 600억달러에서 250억달러로 축소하기로 했다. 앞서 3월 FOMC 때 연준위원들이 국채 한도를 절반으로 줄이는 안을 논의했던 것보다 국채 한도가 더 낮아 QT가 예상보다 더 느리게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연준의 이런 결정을 토대로 볼 때 오는 9월부터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 회의를 통해 고용이 좋으면 물가에 집중해 물가 안정 후 서서히 금리를 낮추는 방안 또는 고용의 급격한 악화와 즉각적인 금리 인하 대응의 경로를 그려볼 수 있다”며 “어느 쪽이든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 연준이 9월부터 연내 두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했다.
연준이 스테그플레이션(고물가 + 경기침체) 가능성이나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 일정 때문에 금리 인하 시점을 고르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줄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스테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부인했고, 4번의 대선을 겪는 동안 단 한번도 선거에 대한 영향력 고려나 이에 대한 판단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며 “연준이 오는 9월 금리 인하를 개시, 연내 2회 인하할 것이란 기존 전망을 유지할 수 있는 내용의 FOMC 회의였다”고 했다.
파월 의장이 예상보다 비둘기 성향(통화 완화 선호)을 보이면서 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통화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는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1일 오후 5시 5분(미국 동부시각) 기준 4.968%로 전날보다 7.7bp(1bp=0.01%포인트) 내렸다. 세계 채권 가격의 기준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4.3bp 하락한 4.641%를 나타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106선 밑으로 내려왔다.
다만 파월 의장이 물가·고용 데이터(Data)를 확인하겠다고 밝힌 만큼 물가·고용 지표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 경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 금리 및 달러가 추가로 상승할 압력을 완화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연준이 강조하는 물가 2%대 경로 진입이 충분히 확인되기 전까지 금융시장 등락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다가오는 미국 물가·고용 지표에 맞춰 투자 전략을 세울 것을 조언했다. 오는 3일 밤(한국시각) 미국의 4월 고용지표가 나온다. 시장에선 실업률은 3.8%로 지난 3월과 동일하지만, 비농업 신규 취업자 수는 24만명으로 둔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어 오는 14일과 15일 4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5월 중후반까지 통화정책 불안심리 정상화 과정에서 채권금리·달러 안정이 가시화하면서 투자 기회가 존재할 전망”이라며 “채권금리·달러 안정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현·선물 매수로 이어져 코스피지수가 기술적 반등이 전개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1차 목표는 2750선, 2차 목표는 2800선 돌파 시도로 제시한다”고 했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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