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2월 통화서 경고…지원 중단 가능성 첫 언급"
전쟁 초반부터 오판 우려…12월 말 통화선 분노도
백악관 "지상전에 반대…하마스 제거 지원은 계속"
[월링퍼드·텔아비브=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2024.05.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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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가자지구 최후의 도시 라파 대공격을 강행하면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공개 경고한 가운데, 이미 3개월 전부터 이스라엘에 이같은 방침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11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에서 라파 대규모 공격에 우려하며,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은 이스라엘 대응 방식에 달려 있다고 경고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에서 "난 (라파 공격을) 지지할 수 없다"며 "엉망진창이 될 거다"라고 분명히 말했다. 해당 발언은 지난해 10월7일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보낸 첫 지원 중단 경고였다.
6일 뒤인 2월17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뮌헨안보회의 귀국길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라파 침공 기운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를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조건부 지지로 입장을 철회했으며, 지난달 1일 구호단체 직원 7명이 이스라엘군 오폭으로 사망하자 분노는 극에 달했다.
보좌관들은 해당 사건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일종의 '게임 체인저'였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 달 뒤인 이달 초 이스라엘에 지원하려던 공격용 무기 선적을 한차례 중단하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일한 척 베이글 전 국방장관은 NYT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시점에 도달했다"며 "무슨 말을 하거나 행동해야 한다고 느낀 것 같다. 계속 이러진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여줘야 했다"고 설명했다.
[밀워키=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각) 밀워키 국제공항에서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 2024.05.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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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가자 전쟁 초반부터 9.11 테러를 거론하며 이스라엘에 오판하지 말라고 경고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테러 이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오판했다고 봤으며, 이스라엘이 하마스 테러 공격에 지나치게 대응할 것을 우려했다.
지난해 11월 말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불만을 조금씩 표하기 시작했으며, 미국산 무기 수출에 조건을 부과하는데 "가치 있는 생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 실행할 준비가 돼 있진 않다고 선 그었다.
다음달 한 행사에선 이스라엘이 "무차별 폭격"을 자행하고 있다고 인정했으며, 같은달 23일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에서 "할 만큼 했다"(I'm done)고 말하며 거세게 수화기를 내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지구=AP/뉴시스] 지난 10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데이르 알발라에서 식량을 배급받으려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식기를 들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024.05.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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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스라엘 지원을 계속할 여지는 있다. NYT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주말 250파운드(약 115㎏)급 폭탄 선적은 중단하지 않았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 안보 소통보좌관은 "우린 라파에서 작전을 할 수 없다고 말한 적 없다"며 "여러 사단의 병력이 무차별적 방식으로 라파를 공격하는 대규모 지상 작전 및 침공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표적 공급 등 전략적 접근 방식은 인정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커비 보좌관은 "이스라엘은 하마스 위협을 제거할 모든 권리를 갖고 있고, 그러는 동안 우리의 지원을 계속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란 특사를 지낸 미 싱크탱크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데니스 로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정치적 타격을 받고 있는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타격받길 꺼리고 있다는 점에서 좌절감이 커지고 있다"며 "바이든은 대가를 치르는데 네타냐후는 그렇지 않을 수 있냐"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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