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국민연금 개혁 방향’ 주제로 개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경제학회와 공동으로 ‘바람직한 국민연금 개혁 방향’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신승룡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 [KDI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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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에 나선 신승룡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기금운용수익률이 경상성장률보다 높으면 ‘완전적립식 연금’을 통해 투자 원금과 이자를 최대화하는 방식으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서 “향후 모수개혁 논의는 완전적립식 신연금 분리를 우선으로 전제해야 한다”고 했다.
완전적립식은 가입자가 ‘납부한 보험료와 기금의 기대 운용수익의 합’이 수령할 ‘총급여액’과 같은, 즉 ‘기대수익비 1’이 보장되는 방식을 말한다.
KDI는 지난 2월 발표한 ‘국민연금 구조개혁 방안’에서 현행 제도가 유지되면 국민연금 적립기금이 30년 뒤 고갈된다면서 국민연금을 신연금과 구연금으로 분리·운용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개혁시점 이후부터 적립하는 신연금은 납부한 보험료와 적립기금의 운용수익만큼만 연금(완전적립식)으로 돌려주고, 구연금은 기존에 약속된 급여산식에 따라 지급하되 일반재정을 투입해 미적립 충당금을 해결하자는 내용이 핵심이다.
KDI는 당초 발표 내용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국채를 활용한 현실적인 이행 방안을 제시했다. 신 연구위원은 “기금의 총량이 최대화되도록 국채를 더 짧은 기간에 많이 발행하고, 더 긴 기간동안 상환할 수 있도록 계획하면 기금운용수익률과 국채이자율 간의 차익을 통해 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일반재정 투입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게 신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KDI는 장기 기금운용수익률이 4.5%일 때, 신연금에서는 보험료율(내는 돈) 15.5%로 소득대체율(받는 돈) 40% 수준의 보장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구연금의 재정부족분은 609조원이며 점진적인 보험료율 인상에 대한 부족분을 재정 지원하면 220조원이 더 필요하다. 신 연구위원은 “10년간 연 국내총생산(GDP) 대비 4~5%의 국채 발행을 통해 구연금 재정부족분을 우선 충당하고, 증가한 국가채무에 대해 연 GDP 대비 1% 세금으로 2071년 정도까지 상환 완료할 수 있다”고 봤다.
만약 기금운용수익률이 6%이면 신연금에서 보험료율 10.23%로 소득대체율 40% 수준까지 보장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구연금의 재정부족분은 465조원이다. KDI는 10년 간 연 GDP 대비 2.31%의 국채 발행 후 구연금에 재정을 투입하고, 연 GDP 대비 0.43% 세금을 통해 2072년까지 국채 증가분을 상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두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정세은 충남대 교수는 국민연금의 보장성 강화를 위해 국고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국민연금 제도가 저축수단이 아니라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한 복지제도라는 점을 고려할 때 재정안정을 보험료로만 감당하는 구조 자체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정 교수는 “초기 가입자를 위한 관대한 보장과 저임금 노동자·영세 자영업자 보험료 지원, 군복무·출산에 대한 보험료 지원을 위한 국고 투입이 필요하다”면서 “국민연금 재정 안정성을 보험료 조정만으로 달성하는 건 보장성 강화라는 중요한 목표를 간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재정추계는 여러 가정의 결과이므로 향후 여성 경활율 제고, 은퇴연령 상향 조정 등 고령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동철 KDI 원장은 개회사에서 “모수 개혁으로는 국민연금의 재정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기금 소진 이후의 노후소득 마련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연금 개혁 논의에는 현재의 수급자나 가입자를 넘어 미래 가입자의 이해까지도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김홍기 한국경제학회장은 “연금문제는 재정안정과 소득보장, 세대 간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연금 관련 사회적 합의를 이끄는데 장기적인 안목과 정치적 중립으로 학계가 적극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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