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베트남 하노이의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 출국 전 기자 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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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면서 "북한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타임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한·베트남 순방 마무리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 전투 지역에 살상 무기를 공급하는 것은 매우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보낸다면 우리도 적절한 결정을 내릴 것이고 이는 한국의 현 지도부에 달갑지 않은 결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는 북한과 전날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은 전쟁 발생 시 상호 군사 개입과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는 조항을 담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는 것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과의 협정을 언급하며 북한과의 협력이 서방에 대한 억지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을 투입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서로의 능력을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누구도 서로에게 이를 요구하지 않았다"며 "우리도 북한에 이를 제안하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체결한 러시아와 북한 간 조약은 1962년의 기존 조약과 모든 것이 똑같고 여기에 새로운 것은 없다"며 "북러 협정에 따른 우리의 군사적 지원은 북한에 대한 침략이 있을 경우에만 있을 것이기 때문에 한국은 걱정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러시아가 북한에 미사일 등 무기를 지원할 수 있다며 서방을 향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국가들은 우리와 싸우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평양을 포함해 세계 다른 지역에도 무기를 공급할 권리가 있다"며 "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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