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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0 (토)

한국 스타트업에게 기회의 땅 되고 있는 일본 진출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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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스서밋, ‘스타트업의 아시아 진출 전략’, 이경훈 글로벌 브레인 대표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 이해하기’
일본 전문 VC가 조언하는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 시 고려할 사항들… SaaS, 딥테크 유망
일본 정부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 진행 중… 2027년까지 10만개 스타트업, 10조엔 투자, 100개 유니콘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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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발간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의 39%가 일본 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디지털 전환 속도가 늦고, 문화가 비슷하다는 장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더해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는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 역시 또 하나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투자 환경이 위축되는 것과 달리 일본의 경우 지난 2022년 말부터 정부 주도의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이 실행되고 있다. 오는 2027년까지 자국 스타트업 10만개, 유니콘 100개를 육성하겠다는 이 계획은 10조원 규모의 투자가 뒤따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 정책금융공고(JFC)가 스타트업 대상 무담보 대출 한도를 2배 넘게 올리는가 하면, AI 관련 라이선스 소득에 30%의 소득공제를 적용하는 ‘혁신 박스 세제’도 도입되며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마중물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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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타트업이 주목할 부분은 외국인의 창업 규제도 상당히 완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 일본에서 외국인이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사무실과 2명 이상의 상근직, 500만엔 이상의 출자금이라는 조건을 맞춰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무실이나 출자금 등 조건이 충적되지 않아도 사업 계획만 인정되면 2년간 체류할 수 있게 바뀌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경제 선진국으로서 성숙된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인 만큼, 이와 같은 전폭적인 스타트업 육성 정책은 그간 디지털 전환이 더디다는 인식을 빠르게 바꾸며 SaaS, 딥테크 스타트업 중심의 성장세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일본 진출을 고려하는 한국 스타트업이 알아야 할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의 특징은 무엇일까? 최근 진행된 팁스밋업 ‘스타트업의 아시아 진출 전략’ 중 ‘글로벌 브레인’ 이경훈 한국 대표의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 이해하기’ 발표에서 그 답을 알아봤다. 글로벌 브레인은 일본 VC(벤처캐피탈) 업계에서 지난 2022년 투자금액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일본에서 창업 경험, 지난해 128건 투자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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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훈 대표는 교토대 물리공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 노무라종합연구소, 보스턴컨설팅그룹을 거쳐일본의 로봇 스타트업 AKA에서 3년간 CSO로 몸담기도 했다. 이후 글로벌 브레인에 합류한 그는 지난 2022년 11월 글로벌 브레인 한국 대표로 선임됐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제휴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AI, 딥테크, SaaS 스타트업의 시드 투자 확대와 액셀러레이팅에 적극 나서기도 한 이 대표는 “지난 경험을 통해 팁이 될만한 것을 말씀드리겠다”며 운을 뗐다.

“일본에도 여러 VC가 있지만, 저희 글로벌 브레인의 경우 거의 이틀에 한 건씩 투자를 하는 스피드로 좋은 스타트업에 많은 투자를 진행해 왔습니다. 또 투자한 이후에도 포트폴리오사와 일본의 대기업 간 제휴도 지원하고 있죠. 그 중에 한국 스타트업도 20개 이상 됩니다. 저희가 투자한 한국 스타트업의 경우는 일본 진출 시 가급적 많은 도움을 드리려 노력하고 있죠.”

이어 이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 투자와 지원 사례로 1호 투자사인 ‘파이브락스’를 꼽았다. 2015년에 투자를 진행했고, 일본 진출 시 세일즈 지원을 통해 성공적으로 엑시트까지 완료한 사례다. 이후 이 사례는 글로벌 브레인이 한국에 거점을 설립하고 한국 스타트업의 투자를 본격화한 계기가 됐다고. 파이브락스 창업자인 이창수 대표는 이후 AI 인지검색 솔루션 스타트업 ‘올거나이즈’를 다시 창업해 큰 성공을 거두며 현재는 일본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채팅상담 SaaS인 ‘채널톡’ 역시 글로벌 브레인이 투자하고 C레벨까지 파견해 일본에서 성공을 거두는 포트폴리오사 중 하나다.

일본 투자 시장, 규모는 아직 한국보다 작지만 연간 20%씩 성장 중

“일본의 스타트업 투자 시장 규모는 대략 연간 7~8조원 수준입니다. 10조원이 좀 넘는 한국에 비하면 아직은 좀 작은 수준이죠. 경제 규모나 GDP를 고려하면 일본이 아직 한국에 비해 많이 늦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연간 20%씩 꾸준히 성장 중이예요. 특히 대형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이 증가하고 있어요. 초기 보다 설립 5년 이상 시리즈 A, B 단계의 투자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죠.”

다만 투자 금액은 여전히 다소 한국과 차이가 있다. 시리즈 B의 경우 일본에서는 약 2억엔, 즉 20억원 정도 규모지만, 한국은 50억원이 넘어가는 투자가 일반적이다. 반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는 것은 한국과 다르지 않다고. 조달 금액 기준으로 상위에 속하는 스타트업을 봤을 때는 모빌리티, 핀테크, 에너지, 우주 등의 아이템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B2C(소비자 대상 비즈니스), 커머스 아이템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스타트업 투자가 많은 한국과 또 다른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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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과 2023년을 봤을 때 SaaS와 AI 스타트업이 가장 많은 투자 건수와 금액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SaaS 스타트업의 경우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 시리즈 B 단계에서 80억원 정도의 투자가 이뤄지는 사례도 보이고 있습니다. HR이나 세일즈, 핀테크, 헬스케어 등 다양한 섹터의 SaaS 스타트업 투자가 이어지고 있고 또 하나 놀라운 점은 굉장히 버티컬한 SaaS 스타트업들이 큰 밸류에이션을 기록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건설 회사가 쓰는 프로젝트 관리 툴이나 약국에만 쓰는 버티컬 SaaS 같은 것이죠.”

또 다른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의 특징은 매년 약 50개사 정도가 IPO(기업공개)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일본의 경우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밸류로도 상장이 가능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 대표는 “한국에서는 시리즈B, C 정도인 1000억원 정도의 밸류에이션으로도 상장을 하는 경향이 있다”며 “설립부터 상장하는 기간도 약 9년 정도로 굉장히 짧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의 스타트업 육성 정책 이후 달라지는 변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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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가 일본 정부의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이 진행되며 달라지고 있다”며 “스타트업 시장 규모를 지금에 비해 10배 이상, 100조원 규모로 만들겠다는 시장 전략을 바탕으로 한국의 모태펀드와 같이 일본 정부도 적극적으로 VC에 출자를 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한국 스타트업이 부흥을 시작하던 2010년 무렵을 떠올릴 정도의 느낌이라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어 이 대표는 본인의 경험을 곁들여 한국 스타트업이 일본에서 법인을 설립하고 스케일업 할 때 참고할 사항을 이야기했다.

“법인 설립의 경우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대부분 법무사를 통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법인 등기를 할 수 있죠. 최근에는 도쿄도에서도 스타트업들이 조금 더 법인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또 해외 스타트업들이 일본에서 법인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는 상황입니다. 외국에서 많은 스타트업,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고 싶어하는 거죠. 최근에는 다양한 세제 혜택 등이 많이 확대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대표는 “다만 오피스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짚어주기도 했다. 한국 보다 상당히 보수적인 일본 부동산 업계의 방식 때문이다. 보통 기업이 오피스를 구할 때는 결산서라 불리는 3년치 재무제표를 요구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생 기업이나 스타트업의 경우 3년치 재무제표가 없는 경우가 많아 이 조건을 맞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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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무재표가 있다고 해도 적자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이 거절 당합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공유오피스가 등장하고 있어서 이쪽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그 외에도 일본에서 통장을 개설하는 것 역시 굉장히 어렵습니다. SBJ(신한금융그룹 계열의 일본시중은행)을 통하면 좀 수월하게 개설이 가능합니다. 또 채용의 경우는 원티드와 같은 플랫폼이 일본에도 있기 때문에 그런 스타트업 전용 플랫폼을 통해 가능하고요.”

이 대표가 이야기하는 일본 대기업과의 제휴 방식 역시 한국과 많이 달랐다. 이 대표는 콜드콜을 통해 단 한 건도 회신을 받지 못했던 본인의 경험을 털어 놓으며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소개를 받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말을 이어갔다.

“소개를 받으려 해도 아는 사람이 없을 경우는 각종 스타트업 이벤트나 밋업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본에서는 전시회가 굉장히 많거든요. 저 역시 예전에 저희 팀이 전시회에 나가자했을 때 과연 효과가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굉장히 많은 일본 대기업 관계자들이 방문하더군요. 특히 B2B 서비스의 경우 이런 방식으로 세일즈 리드를 구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또 액셀러레이터도 추천드립니다. 일본에서는 CVC나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 엄청 많거든요. 저 역시 과거에 액셀러레이팅을 통해 굉장히 많은 분들을 소개 받을 수 있었죠.”

이 외에도 이 대표는 신뢰관계가 중요한 일본 환경을 강조하며 초기 고객과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일본 특유의 응원 문화를 활용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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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과거 스타트업 당시 처음 고객을 확보하고 한 분 한 분 연락을 드리기도 했어요. 대학 교수님들이 많았죠. 이분들이 저희 초기 온보딩 당시에 엄청나게 큰 도움을 주셨고 본인들 인맥을 활용해 다양한 기업을 연결해 주시기도 했어요. 한류에 열광하는 것과 같이 일본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팀이나 사람을 응원하는 문화가 있는데, 이런 측면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잘 관리하면 사업적 성장의 기회를 누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발표 말미, 이 대표는 “투자자 관점에서 일본 스타트업계는 한국에서 토스, 배민 등이 탄생했던 2010년대 초반 느낌이 난다”며 “일본 대기업들의 유보금을 비롯해 주가가 사상 최대고, 일본 정부의 스타트업 출자가 엄청 많이 예정돼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하며 지금이 일본 시장 진출의 적기임을 강조했다.

“투자 관점에서는 굉장히 큰 유동성이 공급되고 있어요. 스타트업 관점, 특히 한국 스타트업의 경우는 일본 시장을 볼 때 미국 등 더 큰 시장으로 가기 전 거치는 ‘교두보’로 보면 좋을 것 같아요. 한국과 유사한 시장에서 몸집을 어느 정도 키우고 미국 시장에 가는 거죠.”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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