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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4 (일)

박지성 직격탄 "정몽규 회장 스스로 선택해야" 사퇴 촉구…홍명보호 회의론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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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한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 전북현대 디렉터가 최근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관련 논란에 직격탄을 날렸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이 경질된 후 홍 감독이 꾸준히 대표팀 감독 후보로 올렸다. 이미 그 때부터 KFA의 K리그 무시 논란이 나왔다. 홍 감독도 이와 관련해 여러차례 불쾌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KFA는 아랑곳 하지 않고 홍 감독을 계속 후보에 올렸다. 그리고 외국인 감독 선임이 여의치 않자 지난 5일 이임생 기술이사가 직접 홍 감독 집에 찾아가 설득했고, 홍 감독은 돌연 이를 받아들이면서 지난 11일 울산HD를 떠나 대표팀을 이끌게 됐다.

특히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지난 5개월 동안 KFA 전력강화기술위원회의 프로세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박주호를 통해 밝혀지면서 팬들의 분노가 더욱 커진 상황이다. 다른 외국인 감독들과 달리 홍 감독은 제대로 된 면접조차 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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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박지성은 12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된 문화행사 'MMCA 플레이: 주니어 풋살' 행사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대표팀 감독 선임 관련 질문을 받자 "가장 먼저 슬픈 감정이 든다. 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기분"이라며 "대표팀의 위기라서 한국 축구의 위기라고 생각 안 한다. 근간이 흔들렸을 때가 진짜 위기인데 지금 근간이 흔들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에게는 "외부의 압력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회장님 스스로 선택하셔야 한다"라며 "그 상황에서 그 답이 맞는 거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사실상 사퇴를 촉구했다.

또 후배들에게는 "선배로서 조금이나마 좋은 환경에서 후배들이 실력을 뽐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어야 했다"라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한국 축구의 변화에 대해서는 "현 상황에 대해 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인 게 확실하기에 누군가는 결단을 내려야 할 거고, 그 해결책을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제시를 해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최악의 상황을 면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용기를 내 내부고발을 한 박주호에게도 좋은 사람들을 데리고 들어와도 결국 그 행정 절차가 투명하지 않고 올바른 시스템이 있지 않으면 결국 들어온 좋은 인재들을 활용하지 못하고, 인재를 제물로 써야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부분이 가장 안타깝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부임 초반부터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한 홍 감독을 향해서는 "(사퇴 가능성)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시작하는 감독은 솔직히 처음이어서 이게 어떤 결과를 맞을지는 솔직히 아무도 모른다"라며 "결국 감독 선임을 하느냐 마느냐, 지금 했지만 번복을 하느냐 마느냐는 결국 홍명보 감독님과 협회의 결정이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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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박지성 인터뷰 일문일답.

-감독 선임과 관련한 심정은.

첫 번째 드는 감정은 슬픈 것 같다. 한국에서 축구를 시작했고, 아직도 축구라는 분야에 있지만 우리가 이거 밖에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두 번째는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나에 대한 아쉬움이 커서 한국 축구가 슬픈 상황을 맞이하고 있고, 마음이 굉장히 아픈 상태다.

가장 슬픈 건 뭐하나 확실한 답이 없다는 게 슬프다. 2002 월드컵으로 한국 축구는 상당히 변했고, 많이 변할 거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그때와 달라진 게 무엇이냐'는 답을 이렇게 받았다는 것이 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기분이 든다. 나 역시 거기서 순전히 자유로울 순 없다는 걸 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걸 맞이하는 모든 축구인들이 가슴 아플 거다. 과연 '어디까지 이래야 되는 건가'. 이 상황에서 좀 더 명확하게 많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라도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 없는 건가'라는 이야기가 나와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협회에서 일을 한다는 게 누구에게나 의미가 있고,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 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현재 아무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일이 돼 가고 있다. '제대로 된 일을 들어가면 할 수 있을까'란 의문을 남겼다고 생각한다.

-가장 큰 문제점은.

나도 내부에 있던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내막은 자세히 모르겠지만 진실은 안에 있던 사람들이 알고 있을 거다.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유는 설명해야 하지 않나. 결과야 어쨌든 간에 그 과정 속에서 이 결과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어느정도의 이유는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지금 나오는 걸로만 봤을 때는 도무지 답이 나올 수 없는 답을 우리가 안고 있기 때문에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분명 나름의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내부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거다.

지금 맞닥뜨린 이 상황을 아무런 해결책 없이 넘어가면 안 되는데 그럼 언제 어떻게 이 해결책을 제시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지에 대한 것들을 우리가 받아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결국 여기서 멈춰서 한국 축구가 끝나가는 걸 모두가 바라볼 수 없으니까. 결국 사건은 벌어졌고, 이 사건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인데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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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대안은.

결국 진실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진실을 알아야지만 해결책을 가질 수 있다. 이미 대한축구협회의 신뢰는 떨어졌고, 그 신뢰를 회복하려면 아마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거다. 결국 그 시작이 있으려면 진실을 말하고 사실대로 말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하지 않을까 한다. 절차대로 밟아서 감독을 선임한다는 약속 자체가 무너졌기 때문에 지금 당장 사실을 말해도 그 사실을 받아들일 사람이 많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앞으로라도 사실에 입각해서 일을 진행하고, 그런다고 모든 결과가 좋을 순 없을 거다. 하지만 적어도 그 과정 속에서 투명한 걸 사람들이 지켜보고 그게 이뤄지고 나아가고 있다는 믿음이 생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주호의 발언에 대해서는.

가장 먼저 느끼는 건 그 회의 기간 내내 상당히 많은 무력감을 느꼈겠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본인의 의견이 100% 돼야 하는 건 회의니까 아닌 게 사실인데, 그 안에서 말했던 절차대로 진행이 안 됐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 자리에 누가 있던 간에 있을 필요가 있다고 느껴지는 무력감은 상당히 컸을 거라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그 부분이 가장 아쉽다. 좋은 사람들을 데리고 들어와도 결국 그 행정 절차가 투명하지 않고 올바른 시스템이 있지 않으면 결국 들어온 좋은 인재들을 활용하지 못하고, 인재를 제물로 써야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부분이 가장 안타깝다.

-홍명보 감독이 수락한 부분에 대해서는.

대표팀 감독을 떠나서 어떤 감독이든 새 감독이 부임했을 때는 기대감을 갖고 기대감 속에서 시작을 해도 좋은 결과가 날지 안 날지 어려운 상황에서 과연 감독 선임을 한 이후에 이런 상황이 축구계에 있었던 적이 있었나 싶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 상황을 솔직히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듯이 협회 규정이 이번을 통해 사라지게 될 거라는, 사라져야겠죠. 당연히 사라질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결국 한국 축구의 위기라고 말하는데 그 위기가 대표팀의 위기이기 때문에 위기인 건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국 한국 축구의 근간이 흔들렸을 때가 진짜 위기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그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생각에 그 부분이 가장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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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과 연락은.

전혀 없었다. 현 상황에 대해 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인 게 확실하기에 누군가는 결단을 내려야 할 거고, 그 해결책을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제시를 해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이대로라면 한국 축구대표팀에 영향을 미치는 걸 떠나서 한국 축구 전체, 유소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어서 그렇게까지 가면 안 되는, 최악의 상황을 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선수들의 심정은 어떨까.

직접 들은 건 없다. 지금 큰 상황이라 선수들에게 직접 얘기한 건 없다. 하지만 선수들이 얼만큼 당황하고 있을지에 대한 건 어느정도 예상되는 부분이다. 5개월이라는 선임 작업 동안 국내파 감독이 된다는 상황이 나올 때마다 상당히 안 좋은 여론이나 평가들이 나왔기 때문에 분명 그 선택은 하지 않을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을가 하는 상황에서 국내파 감독이 선임됐다라는 건 선수들에겐 상당히 당황스러운 상황이지 않을까. 그렇다고 선수들이 나서서 뭔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이 그 결정을 따라 자기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문제의 매듭을 짓지 않고 나아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앞으로 협회가 어떤 조치를 취하느냐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협회 체계가 바뀔 수 있을까.

지금은 어떤 체계 자체가 완전히 무너졌지 않나. 그리고 그 체계를 바로세우고 앞으로 나아갈 거란 기대는 5개월 전이 마지막 아니었나. 그 상황에서 협회가 전력강화위원회를 만들고 거기서 제대로 된 선임을 한다는 행정적 절차를 밟는단 얘기를 했을 때 뭔가 그래도 변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팬들에게 많이 심어줬던 것 같다. 그나마. 근데 결국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상당히 팬들에게도 충격이 크고 협회 안에서도 큰 충격이지 않을까. 결과적으로 체계를 변환한다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고 결국 모든 것을 새로 다시 하나부터 쌓아나가야하는 상황을 맞이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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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장의 사퇴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인 건 사실이다. 그 규정이나 그런 게 없는 상황에서 협회장이 내려와야 한다, 내려오지 말아야 한다는 걸 외부의 압력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솔직히 모르겠다. 결국 회장님 스스로 선택을 하셔야 될 상황이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회장님이 그만 둔다 했을 때 다른 대안은 있느냐에 대한 부분도 고민해야 한다. 당장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보다 결국 어떻게 장기적으로 협회를 바라보는 시선들을 어떻게 재확립 시키고 신뢰를 어떻게 심어줄지가 가장 우선시 돼야하는 부분이고 그 상황에서 그 답이 맞는 거라면 그렇게 해야한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홍 감독이 계속 갈 수 있을까. 사퇴 가능성은.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한다. 아까도 말했지만 새 감독이 왔을 때 기대감, 그 감독에 거는 사람들의 기대 심리가 상당히 큰 부분에서 시작하는 감독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시작하는 감독은 솔직히 처음이어서 이게 어떤 결과를 맞을지는 솔직히 아무도 모른다. 더구나 프로 스포츠에서는 결과가 상당히 중요하다. 결과가 과정을 이기는 때가 너무나 많았다는 걸 나 역시 잘 안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너무 커서 그 결과가 이 사례를 과연 바꿀 수 있을까가 나로서는 가늠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결국 감독 선임을 하느냐 마느냐, 지금 했지만 번복을 하느냐 마느냐는 결국 홍명보 감독님과 협회의 결정이 남은 상황이다. 하지만 쉽사리 이 분위기에서 어떻게 할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은 가지고 있다.

-왜 외국인이 안 된 걸까.

그건 내부 인사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부분인데 그건 나도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기간이 짧았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금 한국 축구 역사상 이렇게 많은 외국인 감독들이 한국 대표팀 감독을 원한 적이 있었나를 봤을 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결과를 받아들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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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들을 한 건 일종의 책임감 때문인가.

박지성이라는 전 축구선수가 갖고 있는 어느정도의 한국축구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걸 맞이했는데 지금 내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건 아니라 언론을 맞닥뜨린 상황에 있는데도 아무말도 안한다는 건 아예 한국 축구를 배제한다는 것과 같지 않나 생각한다. 내가 말한다고 뭔가 바뀔 거란 기대는 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내 생각을 전달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가장 정확한 생각은 미안하다. 선배로서 조금이나마 좋은 환경에서 후배들이 실력을 뽐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어야 했는데, 꼭 선배, 축구를 했던 사람이라고 해서 그런 일을 맡아야하는 건 아니지만 어느정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좋은 영향력을 보여줬다면 이 정도까지 되지 않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한국 축구 역사에서 가장 좋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는 이 시기에 그걸 뒷받침 할 수 없는 이 상황이 우리 축구인 뿐만 아니라 팬들 역시도 가장 아쉽다고 생각할 거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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