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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1 (일)

박지성-이영표-이천수-이동국 목소리 내는데…홍명보 감독 공식 선임, '마이 웨이' 거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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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000년대 레전드 스타들의 비판이 늘고 있는 가운데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복귀를 마무리하고 정면돌파에 나섰다.

한국 축구 최초로 월드컵 본선에서 두 번 감독하는 역사에 도전한다.

홍 감독은 외국인 코치들을 선임한다며 해외 출장에 나설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는 13일 "이사회 승인을 통해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공식 선임했다. 홍 감독은 코칭스태프 구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홍 감독 선임의 마지막 관문인 이사회 승인이 서면으로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축구협회는 지난 10~12일 사흘간 2024년 4차 이사회 서면결의를 실시했다. 축구협회는 "서면결의는 차기 정기이사회 개최까지 시일이 많이 남아있을 때 인사에 관한 사안이나 긴급을 요하는 특별 사안에 대해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사들 상당수가 비상근 명예직인 만큼 각자 직업이 있기 때문에 이런 서면결의 규정을 마련해놨다는 얘기다.

이사회는 총 23명이 투표해 21명이 홍 감독 선임에 찬성했다. 찬성률이 무려 91.3%에 달했다.

축구협회는 이어 "공식적으로 축구대표팀 사령탑 업무에 착수하게 된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코칭스태프 구성에 들어간다"며 "특히 세계축구 흐름 파악과 분석에 도움이 될 외국인 코치의 경우 후보자를 체크하고, 유럽에서 면담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로써 홍 감독은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가 1무 2패로 조별리그 탈락에 그친 뒤 물러나고는 10년 만에 다시 대표팀 벤치에 앉게 됐다.

홍 감독은 오는 9월부터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에서 6개국 중 2위 안에 들 경우 2년 뒤 열리는 본선 무대에 대표팀을 이끌고 참가할 수 있다. 홍 감독이 월드컵 본선에 가게 되면 한국 축구사 최초로 월드컵 본선에 두 차례 감독직을 맡는 인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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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축구협회의 홍 감독 공식 선임 발표를 전후로 2000년대 한국 축구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스타들의 대한축구협회와 정몽규 회장, 홍명보 감독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어 홍 감독은 취임 전부터 리더십이 급격하게 흔들리게 됐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2호로 유럽에 한국 축구 간판 역할을 했던 박지성과 이영표가 용기를 내 목소리를 냈고, 앞서 한국 축구 최초로 스페인 라리가에 진출했던 이천수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K리그 최다골 주인공인 이동국도 내부고발자 박주호에 대한 축구협회의 법적 조치 검토 가능성에 깊은 아쉬움을 표시하며 한 마디했다.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던 박지성이 20여분간 작심 발언을 한 것이 눈에 띈다.

박지성은 지난 12일 한 행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홍 감독 선임과 관련된 난맥상과 관련한 질문을 여러개 받은 뒤 거침 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박지성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거취에 대해 "결국 회장님 스스로 선택을 하셔야 될 상황이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회장님이 그만 둔다 했을 때 다른 대안은 있느냐에 대한 부분도 고민해야 한다"며 퇴진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임을 알렸다.

박지성은 아울러 홍 감독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많은 걱정을 했다. 그는 "결과가 과정을 이기는 때가 너무나 많았다는 걸 나 역시 잘 안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사례는 너무 커서 그 결과가 이 사례를 과연 바꿀 수 있을까가 나로서는 가늠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홍명보호가 순탄하게 흘러가도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2014년처럼 대표팀이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박지성은 "결국 감독 선임을 하느냐 마느냐, 지금 했지만 번복을 하느냐 마느냐는 결국 홍명보 감독님과 협회의 결정이 남은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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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는 선임 과정 전체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럴 거면 지난 5개월간 축구협회가 무엇을 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영표는 지난 9일 자신이 해설위원을 하는 KBS 동영상 채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홍 감독 선임에 대해) 너무 놀랐다. 그 전날에도 홍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안 하겠다는 인터뷰를 봤다. 이번에는 진짜 외국인 감독이 선임되는 줄 알았다"라며 "이번 만큼은 협회가 좋은 외국인 감독을 모셔 올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래서 '기다려보자, 믿어보자'라고 얘기했던 건데 결론적으로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면 '우리 축구협회 한 번 믿어보자'는 얘기는 다시는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분노했다.

이영표는 이어 자신을 포함한 축구인들의 한계를 직감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나를 포함해 우리 축구인들의 한계를 본 것 같다. 축구인들은 행정을 하면 안 된다. 당분간 축구인들은 행정을 하면 안 되고, 말 그대로 사라져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답했다.

이천수는 이번 감독 선임을 위임받은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 뒤 사령탑 선임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을 폭로한 내부고발자 박주호에게 축구협회가 책임을 묻겠다는 식으로 나서자 이를 강력 비판하고 개탄했다. 이천수는 "축구계가 가장 심한 꼰대 문화(를 갖고 있다). 그거를 (박주호가) 혼자 싸우고 있는 거다"면서 "선배들이 못났다. 축구인들이 멋있게 늙어야 하는데…"라며 한숨을 쉬고는 "난 진짜 주호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이동국 역시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지금의 이슈 속에서 한 단어가 제 머리 속을 강타하네요. 법적 대응이요"라며 "누구보다 노력을 한 사람한테 이런 단어는 아니죠"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적지 않은 축구팬들도 2000년대에 한국 축구를 수 놓았던 스타 플레이어들의 목소리에 지지를 보내고 있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실패, 그리고 40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등으로 위기에 직면한 축구협회, 그리고 개인적인 욕심까지 드러내며 감독으로 월드컵 본선 두 번째 출전을 노리는 홍 감독의 행보가 주목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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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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