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안팎에서 후보 사퇴 압박...민주당 지지자 65%가 사퇴 찬성
코로나19 확진으로 선거 유세 일정 차질. 경미한 증상에 격리 시작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해리 리드 공항에서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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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고령 및 건강 논란으로 대선 후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후보에서 물러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부진한 TV토론 이후 공격적인 유세를 예고했던 바이든은 일단 코로나19 확진으로 격리에 들어갔다.
1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바이든은 전날 흑인 연예 전문 케이블방송인 BET 뉴스와의 인터뷰에 대선 완주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사회자 에드 고든은 바이든에게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런 상황이려면 다시 생각하겠다’ 라는 경우가 있겠나?”라고 물었다.
이에 바이든은 “만약 어떠한 의학적인 상황이 발생한다면, 만약 누군가, 만약 의사들이 내게 ‘당신에게 문제가 있다’라고 한다면...”이라고 말을 흐렸다.
올해 81세로 역대 최고령 미 대통령 기록을 세운 바이든은 지난달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첫 TV 토론에서 말을 더듬고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민주당 내부에서는 다음달 전당대회 및 대선 후보 지명을 앞두고 바이든 대신 다른 후보를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커졌다. 아울러 바이든은 트럼프가 지난 13일 총격에서 살아남아 인기를 끌면서 더욱 수세에 몰렸다.
그러나 바이든은 그동안 후보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은 지난 5일 ABC방송을 통해 "만약 전능하신 주님이 선거를 관두라고 하면 관두겠지만, 주님이 (지상에) 내려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트럼프 총격 이후 15일 인터뷰에서 총격이 대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 "나도 모르고 당신도 모른다"고 답했다. 바이든은 "나는 늙었다"면서도 "그러나 나는 단지 트럼프보다 3살 더 많을 뿐이다. 나의 인지력은 매우 좋으며, 나는 역대 어느 대통령이 한 일보다 많은 일을 지난 3년 반 동안 해 냈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대선 유세를 하고 있다.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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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은 8월 19~22일 전당대회를 열고 대선 후보를 지명할 계획이었지만 트럼프가 이달 15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지명되면서, 이달 안에 화상투표로 후보를 먼저 지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7일 보도에서 민주당 내 반발로 인해 화상 투표가 8월 첫째주로 밀렸다고 전했다. 같은날 미 ABC방송은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뉴욕주)가 지난 13일 바이든과 비공개 회동에서 바이든에게 후보 사퇴를 권했다고 주장했다. 17일 기준으로 바이든에게 후보 사퇴를 요구한 민주당 현직 의원들은 하원의원 20명, 상원의원 1명이다.
또한 이날 미국 AP통신은 미국 시카고 대학 여론연구센터(NORC)와 공동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공개했다. 지난 11~15일 미국 성인 12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0%, 민주당 지지자의 65%가 바이든의 후보 사퇴에 찬성했다.
이처럼 당 안팎에서 궁지에 몰린 바이든은 건강 문제로 일단 선거 유세를 멈췄다. AP에 따르면 바이든은 17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히스패닉 단체 행사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불참했다. 카린 장 피에르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바이든이 델라웨어주 사저로 돌아가 자체 격리한 상태에서 직무를 수행할 계획이라며 증상이 가볍다고 알렸다. 바이든은 이날 라스베이거스에서 델라웨어로 향하는 전용기에 오르며 기자들에게 "나는 괜찮다"라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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