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부부 동반 만찬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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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만찬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 부부와 이 전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약 3시간 동안 관저에서 첫 공식 만남을 갖고 저녁식사를 함께했다고 정혜전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자리엔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으로 일했던 정진석 비서실장 부부도 배석했다.

윤 대통령은 2022년 말 신년 특별사면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을 사면·복권했고, 지난해 8월 선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별세했을 때 빈소를 조문한 이 전 대통령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관저에서 이 전 대통령을 맞으며 "대통령님, 잘 계셨어요"라고 물었고, 이 전 대통령은 "반가워요, 고생이 얼마나 많아요"라며 손을 잡았다. 이 전 대통령은 이어 김건희 여사와 악수하며 "반가워요"라고 말했고, 김 여사는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양측은 만찬에서 정국 현안을 놓고 폭넓게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공통점을 얘기하며 정감이 넘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이 전 대통령께서 재임 시절 2008 베이징올림픽, 2012 런던올림픽 때 역대 최다 금메달(13개)을 획득했는데, 이번에도 13개로 역대 최다 금메달을 딴 공통점이 있다"며 "파리올림픽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둔 태극전사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젊은 세대가 미래에 짊어질 부담을 덜기 위해 기성 세대들이 더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의 방한을 언급하며 모하메드 대통령에게 "한-UAE 관계가 이렇게 좋은 것은 이 전 대통령께서 초석을 놓았기 때문"이라고 말하자, 모하메드 대통령이 "맞다"고 공감한 일화를 소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에 2009년 12월 UAE 바라카 원전 건설 수주 당시 수출 경험도 없고 열세였던 한국이 '역전 드라마'를 쓴 점을 회고하는 한편, "한국과 UAE 관계가 지난 정부 때 위기에 놓였던 상황을 우려감으로 지켜봤고, 윤석열 정부가 그 위기를 수습하는 과정 역시 지켜봤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윤석열 정부의) 24조 원 체코 원전 수주는 엄청난 쾌거"라고 평가했다.

이 전 대통령은 아울러 최근 정치 상황과 관련해 "국회의 극단적인 여야 구도 속에 국민의힘은 야당이나 마찬가지"라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당정이 하나가 돼 똘똘 뭉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난관을 헤쳐 나가는 길은 대동단결일 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미국, 일본, 중국과 300억 달러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며 위기를 극복했던 얘기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에 "소상하게 말씀하신 부분이 큰 도움이 된다"며 "다음에 다시 날을 잡아 상세하게 듣고 싶다"고 답했다고 정 대변인은 전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만찬 메뉴로는 이 전 대통령이 선호하는 한우갈비구이, 갓 지은 솥밥, 소고기된장찌개가 올랐으며 반찬으로는 굴비구이, 잡채, 해물전, 호박전이, 전채로는 대하, 전복 잣즙냉채, 단호박죽이, 디저트로는 과일이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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