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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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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보청기 불편해 못 쓴다? 최적 맞춤 피팅으로 만족도 크게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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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탐방 히어링허브





청력 검사와 주관적 반응 종합 고려

실시간 착용 환경 분석·최적화

오래될수록 듣기 더 편안해져

중앙일보

보청기는 정밀한 피팅 작업을 거쳐야 최적의 음질을 경험할 수 있다. 히어링허브 서초본점 김광재 원장이 보청기 종류 선택을 위해 상담자의 외이도 구조를 확인하고 있다. 인성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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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청은 말 그대로 잘 안 들리는 증상이다.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난청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대한이과학회에 따르면 국내 난청 인구는 2026년 300만 명, 2050년 7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소리는 소통의 가장 중요한 도구다. 소리를 매개로 다른 이들과 정보를 교환하고 관계를 맺는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불편해지고 대화가 힘들어지면서 사회적으로 고립되기 쉽다. 우울증을 비롯한 인지 장애나 치매가 발병할 위험이 커진다.

난청은 조기에 진단해 청각 재활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청기는 난청 환자의 원활한 청음을 돕기 위한 의료기기다. 조기에 사용할수록 착용 효과가 커진다. 엔진의 성능이 좋을 때 잘 관리하면 자동차를 더 오래 탈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보청기는 제품 선택부터 기기의 주파수를 조절하며 보청기 적응을 돕는 피팅 과정, 정기 점검에 이르기까지 정교한 개인 맞춤 서비스가 요구된다.





청각 전문가의 지식과 임상 경험 중요

히어링허브는 보청기·청각재활센터로 실무 경력을 갖춘 청능사와 언어재활사가 개인별 피팅 솔루션과 최적의 프로토콜을 제공한다. 히어링허브 서초본점 김광재(전문청능사) 원장은 “난청으로 인한 청각 소실 기간이 길수록 재활 기간이 오래 걸린다”며 “보청기 착용으로 난청을 개선하고 남아 있는 청력을 보존하며 어음 단서를 잃지 않도록 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만족도다. 어렵게 마음먹고 보청기를 끼더라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해 착용을 포기하는 사례가 흔하다. 한 국내 조사에 따르면 난청 인구 중 보청기 구매율은 17.4%며 이 중 꾸준히 보청기를 사용하는 비율은 12.6%에 그친다. 기본적으로 거부감이 있는 데다 보청기를 껴도 소리가 울리거나 날카롭고 말소리가 명료하게 들리지 않는 불편함을 많이 느낀 결과다.

적응에 성공하는 첫걸음은 개인별 청력에 딱 맞는 보청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김 원장은 “난청인의 보편적·개별적 특성을 반영한 제품 선정과 관리로 보청기 만족도를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청력검사 결과 고주파수 난청 또는 저음성 난청일 경우 착용했을 때 폐쇄감이 적은 오픈형 제품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주파수별 청력 역치와 어음 변별력 등 사용자의 청력과 보청기의 종류별 장단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청기를 선택해야 적응 실패율을 낮출 수 있다.

최근엔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착용 환경을 분석하고 최적화하는 인공지능 보청기도 나왔다. 인공지능 기술이 불편함을 느끼는 소음과 말소리를 구분해 오래 착용할수록 더욱 편안한 듣기 기능을 제공한다. 어음 변별력이 낮거나 자음 정보 손실로 소음 속 대화 청취가 어려운 사람에게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보청기는 잘 듣지 못하는 주파수 영역 위주로 소리를 증폭하고 사용 환경에 따라 소리 이득과 주파수 반응을 자동으로 조절해 준다. 보청기 피팅은 여기에 필요한 여러 요건을 하나하나 설정해 주는 정교한 작업이다. 김 원장은 “정확한 청력 평가가 가능한 장비 구비는 기본이고 청각 전문가의 지식과 임상 경험이 뒷받침돼야 최적의 피팅 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엔 주로 영어권 국가에서 개발한 보청기가 통용된다. 피팅 공식이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난청인에게 맞춰져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높은 주파수 위주로 설정돼 있다. 제조사에서 개발한 보청기 피팅 공식을 그대로 적용했다간 일상의 소리가 거슬리게 들리기 십상이다. 김 원장은 “중·저 주파수의 말소리가 많은 한국어음 특성을 고려한 피팅을 진행하고 다양한 변수에 따른 소리 균형을 맞추는 노하우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상의 소음 환경서 소리 균형 맞춰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복잡하고 까다로운 음향 환경에 자주 노출된다. 정상 청력을 가진 사람은 별다른 노력 없이도 의사소통할 수 있지만, 난청인은 보청기를 착용해도 청취 활동에 어려움을 느낀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히어링허브는 VSE(Virtual Sound Environment) 피팅 시스템을 적용함으로써 좀 더 만족스러운 착용감을 제공한다. 식당이나 강당, 회의실, 카페, 지하철 등 다양한 생활공간음을 상하부 10개의 스피커로 360도로 전달해 실제 청취 환경과 가장 유사한 조건을 조성한 다음 더욱 세밀한 피팅 작업에 나선다.

보청기 피팅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인 방향성과 소음 환경에서의 말소리 변별력을 향상하기 위한 독자적인 가상음향 피팅 시스템이다. 김 원장은 “피팅 작업을 일차적으로 조용한 곳에서 하고 소음화된 공간에서 추가로 진행해 보청기 착용자가 경험할 수 있는 잠재적인 어려움을 해소하며 소음 속에서도 명료한 소리를 청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해당 시스템에 대한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보청기는 완제품이 아닌 반제품이다. 검사를 통한 객관적인 청력 자료와 환자 반응에 따른 주관적인 청력 자료를 모두 활용해 피팅하고 착용 후에도 주기적으로 센터를 찾아 관리와 교정을 받아야 한다. 김 원장은 “착용한 후에도 정해진 프로토콜에 맞춰 청력을 검사하고 그것에 맞게 변화 값을 대입해 대응하는 절차가 요구된다”며 “정교한 피팅 시스템을 거치고 적응 프로토콜을 따르면 착용 성공률이 99%까지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친구 따라 강남 가면 실패, 개인별 청력에 맞는 보청기 찾아야”

인터뷰 김광재 히어링허브 서초본점 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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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청기는 급속한 기술 발전으로 단순한 소리 증폭 외에도 다양한 기능이 개발돼 난청인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 김광재(사진) 원장에게 보청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알아둬야 할 정보를 물었다.

-보청기는 언제부터 착용해야 하나.

“난청을 발견했을 때 보청기를 빨리 착용할수록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막연한 거부감으로 중도·고도로 심해졌을 때 보청기를 쓰겠다는 사람도 있는데 골든타임을 놓치는 격이다. 재활이 오래 걸리고 보청기를 끼더라도 정상적인 범위까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제품 선택의 중요한 요소를 짚어달라.

“가장 중요한 건 보청기 종류를 선택하는 일이다. 청각 전문가의 청력 검사와 심층 상담을 거쳐 초소형·고막형·귓속형·귀걸이형·오픈형을 선택한다. 개별 청력 상태에 따라 장단점을 고려해 종류를 결정하는 게 먼저고 제조사나 제품 등급을 따지는 건 그다음이다. 특히 친구 따라 강남 가는 식으로 결정하면 실패하므로 개별 청력에 맞는 보청기를 찾아야 한다.”

-한쪽 귀에만 껴도 문제없나.

“소리의 방향과 명료성, 이해도와 편안함을 느끼려면 양쪽 귀의 상호보완 작용이 가장 중요하다. 한쪽만 끼면 대화할 때 효과가 제한적이고 장기적으로 봤을 땐 안 낀 쪽의 청력 저하가 빨리 올 수 있다.”

-적응력을 위해 노력할 부분은 뭔가.

“전문가와 함께 하는 청능 재활뿐 아니라 스스로 훈련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TV 뉴스를 시청하면서 아나운서의 발음을 듣고 따라 하기, 신문·책을 소리 내 읽기, 가족과 대화하기를 실천하면 보청기에 좀 더 빨리 적응하는 데 도움된다.”

-보청기 수명은 얼마나 되나.

“보청기의 내구연한은 5년이다. 그 과정에서 보청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어음 명료도는 잘 나오는지, 노이즈 캔슬링은 잘 되는지, 청력 변화는 없는지 잘 점검해 대응해야 한다. 기본적인 적응 단계가 끝나도 6개월에 한 번씩 센터를 찾아 검사받고 보청기를 점검할 것을 권한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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