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이프랜드' 이용자 1년새 30% 감소
KT·LG유플러스, 서비스 중단 잇따라
"시장 상황 고려해 사업 전략 재조정"
지난달 28일 세계 최초로 메타버스 진흥법이 시행됐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특히 이동통신 3사가 한때 신사업으로 적극 추진 했지만, 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사업을 접거나 축소하는 등 사업 재조정에 나섰다. 더욱이 최근 SK텔레콤이 메타버스 콘텐츠 강화에 나섰지만 아직 이용자 수를 회복하진 못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1일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의 지난 7월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0만5988명으로, 전년 동기(29만8423명)와 비교해 30% 감소했다. 지난 6월 팬 커뮤니티 '케이팝 호텔'을 오픈하는 등 MAU 회복에 나섰지만, 시장에선 큰 반응을 얻지 못한 것이다.
이프랜드는 SKT가 지난 2021년 7월 출시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2022년 11월 베트남 등 총 49개국에 서비스를 확대했다. 한때 MAU가 60만명(2021년 12월)까지 올랐으나 이후 이용자수가 줄면서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최근 SKT가 올해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확장하고 인공지능(AI) 기능을 도입하는 등 메타버스 투자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당장 가시적 효과를 내기엔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KT는 관련 사업을 축소하는 분위기다. 최근 기업간 거래(B2B) 메타버스 상품 '메타라운지' 운영을 중단한 데 이어 기업·개인간 거래(B2C) 상품인 '지니버스'의 오픈 베타 서비스를 종료했다. 지난 2022년 12월 출시한 메타라운지는 회의록 생성과 실시간 번역 등 업무 지원을 위한 기업용 서비스다. 지니버스는 SKT 이프랜드와 비슷한 일반인 대상 서비스로, 지난 2023년 3월 오픈베타 버전을 출시했다.
이들 서비스가 1년 반만에 운영을 중단한 것은 현재 시장 상황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메타라운지는 시장 반응을 살피기 위해 베타서비스로 운영했고, 지니버스는 메타버스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부서에서 진행한 것"이라면서 "두 서비스 모두 정식 출시는 미정이나, 관련 연구개발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사업 수요에 따른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KT 메타라운지와 비슷한 기업용 서비스인 '메타슬랩'는 정식 출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해 7월 기업을 대상으로 베타테스트를 진행 후 연내 출시를 목표로 했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다만, 아동용 플랫폼인 '키즈토피아'와 대학 전용 메타버스 플랫폼 '유버스'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키즈토피아는 자체 AI 기술 '익시'를 적용한 신규 콘텐츠를 선보였다. 또 유버스는 연세대, 광주과학기술원(GIST), 진주교대 등과 잇따라 협약을 맺으면서 신규 고객을 늘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고객 수요에 따라 사업 방향을 결정한다"면서 "지난해 선보인 메타슬랩도 아직 출시 미정이지만, 다른 B2B 메타버스인 유버스 사업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선허용 후규제'를 명문화한 메타버스 진흥법이 초기 기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고, 관련 산업이 재부흥하려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최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메타버스 성장통 극복 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 법안은 메타버스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사업 여건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메타버스는 현재 등장 초기의 과다한 기대에서 벗어나 적정 시장을 찾아가고 있는 '성장통'을 겪고 있는 중요한 단계"라면서 "주요 기업들이 메타버스 사업에서 손실을 입고 있거나 인력을 축소하고 서비스를 종료하더라도 이에 대한 투자는 지속하고 있는데, 이는 메타버스 산업이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전했다.
아주경제=박진영 기자 sunlight@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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