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6G 주도권 전쟁

SKT가 '과기부 6G 전략'에 엄지 치켜세운 이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과기정통부, 주파수 공급 계획 발표…6G, 新대역 발굴·旣대역 활용 추진

"일부 6G 후보 대역 보편화 쉽지 않아…LTE·5G 등 新대역→6G 활용 필요"

AI+본원적 경쟁력 강화 주문한 유영상…"AI+통신 융합 형태로 6G 서비스돼야"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스펙트럼 플랜(주파수 공급 계획)을 보면, 저·중·고 전 대역에서 국내 산업계에 유리한 6G 주파수 대역을 발굴하겠다는 내용이 있어요. 6G 후보 주파수 대역과 기존 주파수 대역 모두에서 6G를 발굴하자는 거죠. 저는 정부의 주파수 정책이 굉장히 잘 수립됐다고 생각합니다."

9일 오후 나민수 SK텔레콤 6G개발팀장은 아이뉴스24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가 이달 초 발표한 대한민국 스펙트럼 플랜 중 '6G 주파수 확보 전략'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지난해 11월 세계전파통신회의(WRC-23)에서 총 3개 대역(4㎓·7㎓·14㎓)이 6G 후보 대역으로 채택됐는데, 정부는 이를 포함한 전 대역에서 6G 주파수 대역을 연구·발굴키로 했다. 6G 구현에는 보다 다양한 대역의 주파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통신 산업, 연구계 등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나 팀장은 주장했다.

아이뉴스24

9일 오후 서울 중구 SK T타워에서 나민수 SK텔레콤 6G개발팀장이 6G 기술·주파수 대역과 관련해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T]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나 팀장은 "국내 5G 주파수 대역은 3.5㎓(SK텔레콤 3.6~3.7㎓, KT 3.5~3.6㎓, LG유플러스 3.4~3.5㎓)인데 신규 6G 후보 대역은 가장 낮은 게 4㎓다. 현재 사용 중인 LTE, 5G 주파수 대역은 이보다 낮은 대역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 언더(under)라든지 기존 주파수 대역을 6G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모색도 필요한데, 대한민국 스펙트럼 플랜에는 이에 대한 계획 또한 담겨 있다. 이 방향성에 대해 굉장히 동의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통신사업자들은 3G에서 LTE로, LTE에서 5G로 이동통신 세대가 교체될 당시 기지국 등 네트워크 인프라를 새로이 구축했다. 제너레이션 체인지(Generation Change, 세대교체)라고 불렀다. 나 팀장은 "6G는 제너레이션 믹스(세대혼용)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주파수 자원 측면에서 6G로 쓰이면서 4G, 5G와도 공존할 수 있는 대역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며 "SKT가 표준화 단체 등에서 제너레이션 믹스를 제안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기존 주파수 대역의 활용이 필요한 이유는 6G 후보 대역의 '보편화' 여부와도 무관치 않다. 6G 상용화를 위해선 5G 3.5㎓ 대역처럼 충분한 커버리지를 확보하고 경로 손실을 줄여야 하는데, 일부 6G 후보 대역은 이를 충족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 팀장은 "6G 후보 대역인 7㎓를 단순하게 보면 3.5㎓ 대비 주파수 대역이 2배 높다. 이 경우 프리스페이스(진공상태)를 기준으로 했을 때 그것의 제곱에 반비례해서 경로 손실이 발생한다"고 했다.

그는 "예를 들어 3.5㎓가 100의 출력을 쐈을 때 일정 거리까지 100으로 도착한다면, 7㎓는 프리스페이스에서도 25로 도착한다. 경로 손실이 상당하다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실제 주파수 환경은 진공이 아니다. 기체라는 매질이 있고 벽, 창문 등 장애물도 존재한다"고 했다. 이어 "3.5㎓도 LTE 대비 주파수 대역이 높아 매시브 마이모(5G Massive MIMO) 기술이 사용됐는데, 7㎓를 쓴다는 것은 이보다 훨씬 더 혁신적인 기술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나 팀장은 7㎓를 포함한 고주파 대역에 대해 6G 이동통신 용도보다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주파수는 고주파로 갈수록 센싱의 정확도가 올라간다. 이런 측면에서 ISAC(센싱·통신 융합 기술)라는 게 있다"며 "고주파 대역을 활용해 CCTV 등 카메라 없이 센싱 기술로 침입을 감지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한다면 이 대역에서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이뉴스24

9일 오후 서울 중구 SK T타워에서 나민수 SK텔레콤 6G개발팀장이 6G 기술·주파수 대역과 관련해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T]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G 당시 소비자들의 데이터 사용 패턴은 음성, 텍스트 위주였다. 5G 들어선 디바이스·콘텐츠의 발달로 스트리밍 서비스 시청 등으로 데이터 사용 패턴이 변화했다. 나 팀장은 6G 또한 소비자가 충분한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새로운 킬러 콘텐츠가 발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튜브도, 넷플릭스도 (소비자들이) 돈을 기꺼이 내고 쓰고 있다. 6G 또한 어포더블(affordable)하면서 트래픽을 유발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와야 한다"고 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올해 7월 타운홀 미팅을 열고 AI 사업 전략과 본원적 경쟁력 강화(OI) 방안을 구성원에게 공유했다.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선 AI에 더해 OI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의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회사의 체력과 역량을 빠르게 강화해야 한다는 복안이다. 나 팀장은 "SK텔레콤의 6G 철학이 여기에 있다. AI와 통신을 각각 보는 게 아니라, AI와 통신이 융합된 형태로 6G가 서비스돼야 한다"고 했다.

나 팀장은 "우리는 6G를 'AI 네이티브(native) 6G'라고 이야기한다. AI와 통신이 융합이 돼야 비즈니스 파이가 커지고 통신사, 제조사, 정부, 고객 모두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생태계 인프라를 만들 수 있다"며 "SK텔레콤은 이 부분을 발굴하기 위한 R&D 활동을 지속하고 관련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