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68개 해안부터 산지까지 곳곳 분포, 훼손 심한 곳 '자연휴식년제'
야외활동하기 좋은 계절 '가을'이 되면 제주의 오름 곳곳에는 탐방객 발길이 더욱 늘어난다.
오름은 제주 주민들에게는 언제든 편히 산책할 수 있는 뒷동산이고, 여행객에게는 여유롭게 자연을 걸으며 힐링할 수 있는 곳이다.
결국 천고마비의 계절이 왔다 |
◇ 총 368개…해안부터 산지까지 도내 곳곳에 분포
제주도청 홈페이지에서 오름을 검색하면 '한라산 정상의 백록담을 제외한 제주특별자치도 일원에 분포하는 소화산체(小火山體)로 화구를 갖고 있으면서 화산분출물(火山分出物)에 의해 형성된 독립화산체(獨立火山體) 또는 기생화산체(寄生火山體)를 말하는 순우리말'이라고 소개된다.
제주에는 총 368개의 오름이 있다. 지역별로는 제주시에 210개(57.1%), 서귀포시에 158개(42.9%)가 분포해 있다.
구체적으로는 제주시 지역 중 동 지역 59개, 한림읍 16개, 애월읍 50개, 구좌읍 40개, 조천읍 30개, 한경면 13개, 우도면 2개, 서귀포시 동 지역 37개, 대정읍 8개, 남원읍 29개, 성산읍 22일, 안덕면 31개, 표선면 31개다.
오름의 형태별로는 말굽형이 174개(47.3%)로 가장 많으며 이어 원추형 102개(27.7%), 원형 53개(14.4%), 복합형 39개(10.6%) 순이다.
표고별로는 해안지대(해발 200m 미만)에 105개(28.5%), 중산간(해발 200∼600m) 171개(46.5%), 산간지대(해발 600m 이상) 92개(25%)가 각각 분포해 있다.
비고(경사면을 제외한 산 자체 높이)를 기준으로 보면 비고 50m 미만 115개(31.3%), 50m 이상 100m 미만 136개(36.9%), 100m 이상 150m 미만 91개(24.7%), 150m 이상 200m 미만 18개(4.9%), 200m 이상 8개(2.2%)다.
전체 오름의 평균 비고는 80.8m다.
비고가 가장 낮은 오름은 가매창오름으로 6m에 불과하며, 가장 높은 오름은 오백나한(389m)이다.
오름의 전체 면적은 1억99만4천835㎡로, 제주도 전체 면적의 5.5%를 차지한다.
최소 면적은 붉은오름(5천343㎡), 최대 면적은 군산(283만6천857㎡)이다.
소유 현황별로는 국유지인 곳이 107개, 공유지 57개, 사유지 148개, 공동 36개, 재단 15개, 기타 5개로 사유지가 상당하다.
백약이오름 전경 |
◇ 훼손 가속화되는 오름엔 '자연휴식년제'…현재 5곳 시행
제주도는 오름 보전·관리를 위해 탐방 활동을 제한할 필요가 있는 오름에 대해 자연휴식년제를 시행하고 있다.
자연휴식년제는 오름이 더 이상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탐방객의 출입을 제한해 자연적으로 식생이 복원되도록 하는 제도다.
자연휴식년제로 출입통제중인 물찻오름 |
도내 오름 중 자연휴식년제가 처음 적용된 건 물찻오름과 도너리오름으로, 탐방객 증가 등으로 훼손이 급속히 진행되자 2008년 12월부터 자연휴식년제를 시행했다.
이후 대상이 확대되면서 현재 자연휴식년제로 탐방이 통제되는 곳은 물찻오름, 도너리오름, 문석이오름, 백약이오름, 송악산 정상 등 5곳이다.
물찻오름은 지난해 재개방할 예정이었으나 추가 안전조치 등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휴식년제가 연장된 상태다.
제주 물찻오름 습지 |
백약이오름 정상부의 경우 애초 지난 7월 말 휴식년제 만료 예정이었으나, 탐방 통제 후 4년이 지났음에도 식생 복원이 더디다고 판단돼 별도 고시가 있을 때까지 휴식년제 기간이 연장됐다.
용눈이오름의 경우 지난해 7월 자연휴식년제가 해제됐다.
용눈이오름은 2021년 2월부터 자연휴식년제가 시행돼 2년 4개월간 출입이 제한됐다가 다시 탐방할 수 있게 됐다.
새별오름도 자연휴식년제 적용이 검토되기도 했다.
다만 새별오름은 탐방객들이 지정된 탐방로를 벗어나면서 훼손이 진행되는 것으로 판단돼 우선 탐방로를 정비하고 유도시설을 설치하는 한편 훼손지를 복구·관리하면서 추후 자연휴식년제 시행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자연휴식년제 지정 지역에 무단으로 출입할 경우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2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가을 새별오름 풍경 |
◇ 새별오름, 용눈이오름, 따라비오름…가을에 더 빛나는 오름은
제주관광공사가 지난 2022년과 2023년 추석연휴 여행객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새별오름, 금오름, 용눈이오름에 차량 도착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은 탐방로를 따라 오름을 어느 정도 오른 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면 탁 트인 제주도 서부지역 풍광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일몰이나 일출을 감상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특히 완연한 가을에 접어들어 '억새철'이 되면 바람이 불 때마다 오름 전체가 은빛 억새 물결로 뒤덮이는 눈부신 광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금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한라산 |
금악오름이라고도 불리는 금오름은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있다. 제주에 이주해 살았던 가수 이효리의 뮤직비디오 촬영지 등으로 알려진 곳이다.
금오름 정상부에는 분화구가 있는데, 이 안에 물이 없을 때도 있지만 비가 내린 뒤엔 물이 고여 작은 산정호수를 이룬 모습에 '작은 백록담'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정상부에 오르면 볼 수 있는 탁 트인 풍광도 일품이다. 패러글라이딩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용눈이오름 |
지난해 자연휴식년제 해제 후 방문객이 늘어난 제주시 구좌읍 용눈이오름도 가을 정취를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특히 일몰 명소로 알려져있기도 하다. 정상부에 오르면 동부 오름 군락과 멀리 성산일출봉, 우도와 바다 등을 조망할 수 있어서 인기가 많다.
'오름의 여왕'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다랑쉬오름은 등산하기 쉽진 않지만, 아름다운 풍광으로 탐방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다랑쉬오름 인근에는 아끈다랑쉬오름이 있는데, 비교적 낮고 평탄한 편이라 오르내리기가 쉬워서 산책 삼아 찾기 좋다.
서귀포시 표선면의 따라비오름도 가을 오름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정상부에 오르면 한라산과 오름 군락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 멋진 광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가을에 따라비오름을 빛나게 하는 건 역시 억새다. 억새 군락이 정상부까지 이어져 억새 물결 속 탐방을 즐길 수 있다.
다랑쉬오름 |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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