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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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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혐’ 네이버웹툰…거세진 불매운동 속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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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이세계 퐁퐁남’ 논란…일간 이용자 10%↓

네이버 “실망과 심려 끼쳐 사과, 다양한 목소리 경청”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네이버웹툰의 여성 혐오 콘텐츠 방관 논란이 일면서 회원 탈퇴와 환불 등 독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웹툰이 공식 사과문까지 내놨지만, 여론이 악화하면서 논란이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22일 웹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웹툰이 여성 혐오 콘텐츠를 방관했다는 지적 속에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진행 중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네이버웹툰 쿠키(웹툰 열람용 전자화폐) 환불과 회원 탈퇴 등을 인증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실질적으로도 이용자 수가 줄어들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조사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일간활성이용자(DAU·안드로이드 기준)는 종전 220만∼230만명에서, 불매운동 후 200만∼210만명 수준으로 10% 가량 감소했다.

논란은 지난달 말 네이버웹툰의 2024 지상최대공모전에서 ‘이세계 퐁퐁남’이라는 아마추어 웹툰이 공모전 1차 심사를 통과하면서 촉발됐다.

이 웹툰은 39세 남성이 아내에게 배신당하고 이혼 과정에서 재산을 잃은 뒤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내용으로, 여러 남성과 연애하던 여성이 맨 마지막에 경제적 조건만 보고 결혼한 남성을 뜻하는 ‘퐁퐁남’을 제목에 그대로 가져다 썼다.

‘퐁퐁남’은 얼핏 보면 기혼 남성의 자조적인 표현으로 보이지만, 실은 여성들이 경제적 이득을 위해 남성을 이용한다는 편견과 성적인 뉘앙스가 담긴 여성 혐오적 신조어다.

‘이세계 퐁퐁남’이 아마추어 플랫폼인 도전만화에서 연재되다가 공모전 1차 심사를 통과하자 여성 이용자 중심의 커뮤니티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뒤이어 네이버웹툰의 부적절한 마케팅으로 여론이 악화됐다.

지난 16일 네이버웹툰이 엑스 공식 계정으로 웹툰 ‘소꿉친구 컴플렉스’를 홍보하며 “소꿉친구 컴플렉스 불매합니다. 불티나게 매입하기, 불처럼 뜨겁게 매입하기”와 같은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 문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벌어진 불매운동에 대한 조롱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네이버웹툰은 이 마케팅 콘텐츠가 ‘이세계 퐁퐁남’으로 인한 불매운동이 벌어지기 전인 지난달 10일 제작·공개됐고, 노출도가 낮아 자동으로 재발행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고 “광고 캠페인 운영상의 실수”라며 “이번 사안으로 인해 곤란하셨을 해당 작품 작가님을 포함해 불편함을 느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매운동을 조롱한다는 오해를 산 마케팅 콘텐츠를 삭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도 “엄중한 사안으로 보고 고심하고 있다”며 “독자와 창작자들에게 실망과 심려를 끼친 점 사과드리며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세계 퐁퐁남’이 공모전에 제출된 아마추어 웹툰이고, 표현의 자유를 고려하면 네이버웹툰이 해당 웹툰을 비공개로 전환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다음달 22일 발표되는 공모전 2차 심사를 통과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작화와 분량, 스토리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1차 심사와는 달리 2차 심사에서는 독자 반응도 종합해 평가하기 때문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해당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 알고 있다”며 “공지된 프로세스대로 심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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