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미 통신미디어부 기자 |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안성재 셰프는 심사를 하기 위해 경연 참가자에게 음식의 의도를 묻는다. 시식자가 어떤 맛을 느끼게 하고 싶은지, 의도에 맞게 요리를 해냈는지 보는 것이다. 정부의 최근 방송 규제 완화 행보를 보면서 기자도 질문을 던져본다. “정책 의도가 무엇인가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대한 매출액 점유율 규제 및 IPTV PP 경영 제한 등을 폐지하는 방송법·IPTV법 개정안을 공포했다. 또 PP에 대한 매출액 점유율 규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방송법·IPTV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과기정통부 '의도'는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국내 방송미디어 사업자의 자유로운 사업운영과 규모 있는 성장이지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IPTV 사업자의 PP 경영 제한 폐지의 경우, 현재 IPTV 사업자가 소유한 PP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PP 시장점유율 49% 규제 완화도 마찬가지다. 1위 사업자인 CJ ENM 매출 점유율이 지난해 기준 24.1%다.
체감도가 낮으니 업계는 그야말로 '노관심'이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거나 “실제로 절실한 규제는 안 풀어주고 아무 수요없는 사문화된 규제만 완화하고 있다”는 회의적 입장이 많았다.
정부 정책 의도대로 방송 사업자가 글로벌 플랫폼과 경쟁을 하기 위해선 규제를 글로벌 플랫폼 수준으로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역시 국내 방송 심의규정을 적용받지 않았다. 덕분에 자유로운 PPL로 제작비도 유치했고, 연출에도 제약이 없었다. 안 그래도 글로벌 자본과 힘든 경기를 치르는데, 국내 사업자만 광고·심의·편성·요금·약관 규제라는 '모래주머니'를 차고 뛰는 형국 아닌가. 양적 규제가 아닌, 질적 규제가 필요하다. 시장이 진짜 갈구하는 '모래주머니' 규제를 해소해 주자.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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