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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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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 건조 능력 안다"... 방산기업, 미 MRO 진출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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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자-윤석열 대통령 전화 통화
美, 군함 건조·MRO에 동맹국 도움 절실
中 견제 발등의 불... 존스법 개정 가능성
수익성 높은 고부가가치 군함 수주해야
화석연료 산업 중시... 상선 발주도 늘 듯
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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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군함과 선박의 보수·수리·정비(MRO) 분야에서 한미 간 긴밀한 협력을 강조하면서 국내 방산기업들의 미 해군 함정 MRO 시장 진출이 가속화할 거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글로벌 패권을 다투는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해군을 양성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미국이 세계 1위의 조선업 기술을 갖춘 동맹국인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해군의 역량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자는 7일 윤석열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미국의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의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많은 산업 분야 중 트럼프 당선자가 조선업을 콕 집어 언급한 건 그만큼 미국 내 상황이 시급하다는 의미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미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현재 미 해군에 필요한 함정의 MRO는 40% 정도만 제때 완료될 정도로 지연이 심각한 걸로 나타났다. 미국 내 숙련 노동자가 부족한 데다, 정부가 보유한 조선소 4곳의 MRO 역량이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CRS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미 해군 역사상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때문에 미국은 군함 건조와 MRO에 동맹국의 도움이 절실하다. 다만 군함 건조의 경우 미국 조선업과 해운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 제정된 ‘존스 법(Jones Act)’에 따라 미국 내에서만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최근 미국 조선업의 경쟁력이 떨어져 군함 건조와 MRO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국과 같은 동맹국의 조선소와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 내에서 커져왔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자의 오늘 발언으로 봤을 때 임기 내 존스 법을 개정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라며 “미 해군 함정 건조는 국내 방산기업들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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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앞줄 오른쪽 첫 번째) 한화그룹 부회장과 스티븐 쾰러(두 번째)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이 10월 24일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미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함'을 정비하는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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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 미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해 현지 함정 MRO 시장에 진출했다. 한화오션은 지난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 해군의 군수지원함 창정비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은 사업 면에서 미약한 수준이다. 탄약과 식량 등을 싣는 군수지원함의 MRO는 수익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연 20조 원 규모에 달하는 미 해군 함정 MRO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려면 일본처럼 미 항공모함과 구축함, 잠수함 등의 고부가가치 군함들을 수주해야 한다. 트럼프 당선자의 이날 발언 이후 국내 방산기업들 사이에선 향후 MRO 사업 대상과 물량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는 분위기다. 문근식 한국군사문제연구원 특임교수는 “미 함정 MRO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야 군함 신조 수주도 이뤄질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전방위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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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7일 울산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를 방문한 카를로스 델 토로(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미국 해군성 장관에게 정기선(세 번째) HD현대 부회장이 건조 중인 함정들을 소개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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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자가 석유 같은 전통 에너지와 화석연료 기반 산업을 중시하는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선 발주 역시 이어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조선업 수주 물량 전체로 보면 양적 공세를 내세운 중국에 밀렸지만,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는 여전히 한국이 독점하고 있는 만큼 '빅3'(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를 포함한 국내 조선업계의 수혜가 점쳐진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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