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제안했지만 정작 민주당이 빠진 채 11일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해 민주당은 ‘의료계의 추가 참여’와 ‘정부의 태도 변화’를 참여 조건으로 제시했다.

여야의정 협의체 참석자들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1차 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이 빠진 상태의 협의체에 대해 국민과 의사들 사이에서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있는 것 같다”며 “민주당은 대한의사협회(의협)에서 발족시킨 비상대책위원회와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가면서 의료대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 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은 오마이TV 인터뷰에서 “여야의정 협의체는 민주당이 제안한 것”이라며 “의료계 입장을 받아 2025년도 정원 규모를 논의 테이블에 올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협의체에 참여한 의료계) 단체 두 곳도 내년 정원에 대한 논의가 빠지면 진정성 있는 논의가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최초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주장한 사람으로서 막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고, 성공적인 협의체 구성을 위한 조건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 세번째)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1차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한덕수 국무총리, 한 대표, 이진우 대한의학회장, 이종태 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 뉴스1

그러면서 “의료계가 대폭 참여해야 하고, 정부도 달라진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앞서 민주당도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지난 9월10일 기자간담회에서 “어제(지난 9월9일)부터 수시 접수가 시작된 상황에서 내년도 의대 입시 정원을 손보자는 건 정말로 쉬운 일이 아니다”며 “현실적으로 재검토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에는 정부와 여당, 대한의학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이 참여했다. 의료 공백 사태의 키를 쥔 전공의 단체와 야당이 빠진 점에서 ‘반쪽 출범’이란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민주당은) 국민의 건강을 위해 이해득실을 따지지 말고 참여해달라”고 촉구했다. 정부 측에선 최고위급인 한덕수 국무총리와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당에서는 이만희·김성원·한지아 의원이 참여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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