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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주목받는 블록체인 기술

“AI 비서가 복잡한 금융 업무 처리”… 블록체인 리더들이 전망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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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지난 10일(현지시각) 오전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리댁티드 행사장 모습. /김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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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산업을 이끄는 글로벌 기업 리더들이 태국 방콕에 모여 강연과 토론을 펼쳤다. 이더리움·니어·듄 등 유명 블록체인 기업의 대규모 행사가 연달아 방콕에서 열리면서 수백 개 글로벌 블록체인 업체 관계자들이 한 도시에 모여든 것이다. 방콕에서 만난 글로벌 업계 종사자들은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의 결합이 가져올 새로운 미래를 전망하면서 동시에 아시아 시장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각)과 11일,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리댁티드’ 행사가 개최됐다. 리댁티드는 블록체인 및 AI 서비스 개발사 니어가 주최한 콘퍼런스 행사다. 행사 기간 니어를 포함해 64개 기업의 133명 인사들이 연사 자격으로 방콕을 찾았다. 본 행사 첫날인 10일 오전엔 400명 가까운 인파가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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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모리슨 니어 캠페인 본부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각) 오전 태국 방콕에서 열린 리댁티드 행사 오프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모사하고 있다. /니어 제공



행사장을 찾은 이들은 하나같이 축제에 참여한 듯 상기된 모습을 보였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재집권이 확정되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탄력을 받은 데다 차기 트럼프 정부가 블록체인 산업 육성에 나설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 진행을 맡은 데이비드 모리슨 니어 캠페인 본부장은 연단에 오르자마자 트럼프 당선인을 모사하면서 “게리 겐슬러, 넌 해고야(Gary Gensler, You are fired)”라고 외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게리 겐슬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에 대해 강경한 규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상자산업계의 미움을 받고 있는데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 취임 첫날 겐슬러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말하며 가상자산업계의 지지를 끌어냈다. 모리슨 본부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복귀 후 가상자산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농담을 던진 것이다. 파격적인 유머에 장내 청중은 박수와 웃음으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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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야 폴로수킨 니어 CEO가 지난 10일(현지시각) 태국 방콕에서 열린 리댁티드 행사에서 니어가 개발 중인 AI 비서 서비스로 밈코인을 만드는 방법을 시연하고 있다. /니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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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AI와 블록체인이 접목돼야 하는 이유에 대한 강연이 이어졌다. 첫 강연자로 나선 일리야 폴로수킨 니어 최고경영자(CEO)는 “개인이 스스로 자산을 관리하고 데이터를 통제할 권리는 니어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다”라며 “AI 비서를 활용해 이용자들의 생활 편의성을 높이는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다”고 밝혔다.

곧이어 연단에 오른 알렉산더 스키다노브 니어 공동창업자는 “오늘날 사람들이 AI에 대해 열광하지만 몇몇 기업이 데이터 독점 구조를 형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의 상황이 이어진다면 미래에 이용자를 위한 인터넷은 없을 것”이라며 “블록체인 기반 개방형 AI 모델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개방형 모델을 구축하면 전 세계의 재능있는 개발자들이 특정 대기업에 속하지 않더라도 AI 서비스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후 강연자들은 니어에서 선보인 블록체인 AI 비서 서비스를 테스트했다. 이용자의 짧은 명령어 입력만으로도 AI 비서는 뉴스 스크랩 등 간단한 업무부터 가상자산 발행 및 관리와 같은 비교적 복잡한 금융 업무까지 처리했다. 인도인 참가자 주바일 안사리(26)씨는 “블록체인은 AI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고, AI는 블록체인 생태계에 더 많은 이용자를 유입시킬 수 있다”며 “두 기술이 만들어낼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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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현지시각) 태국 방콕에서 열린 리댁티드 행사에서 올리버 니더 도이치텔레콤 MMS의 웹3 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니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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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에선 비(非)블록체인 기업의 블록체인 사업 진출 사례도 공유됐다. 독일 최대 통신사 도이치텔레콤의 자회사 도이치텔레콤 MMS의 올리버 니더 웹3 본부장은 “도이치텔레콤은 통신사로서 오랜 기간 신뢰도 높은 네트워크를 제공했고 이를 블록체인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며 “2019년 포천(fortune) 500대 기업 중 처음으로 블록체인 인프라 지원을 시작했고 현재 17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기업 역시 방콕에 와 한국 내 블록체인 활용 사례 등을 알리며 해외 기업과 교류했다. 현대카드와 대체불가토큰(NFT) 개발사 모던라이언은 NFT를 활용한 공연 암표 차단 성과를 발표했다. 또한 현대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한 NFT 계좌 발급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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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진 타이거리서치 대표가 지난 11일(현지시각) 태국 방콕 메리어트 호텔 수라웡세에서 열린 블록체인 행사 듄콘에 강연자로 참여해 발표하고 있다. /김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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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어의 리댁티드 외에도 대규모 블록체인 행사가 태국에서 열리면서 글로벌 블록체인업계는 아시아 시장의 잠재력과 성장에 주목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플랫폼 기업 듄이 개최한 듄콘이 11일 열렸으며 이더리움이 주최하는 데브콘이 12일부터 15일까지 방콕 일대에서 진행된다.

아시아 가상자산시장 분석업체 타이거리서치의 김규진 대표는 11일 듄콘 강연에서 “아시아는 디지털 환경에 친숙한 이용자 문화가 형성됐으며 서구권과 달리 슈퍼앱이 발달한 특징이 있다”며 “이러한 특징을 고려할 때 앞으로 블록체인 산업 성장의 주도권이 아시아에 있다”고 평가했다.

방콕(태국)=김태호 기자(t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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