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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천태만상 가짜뉴스

진실과 거짓이 섞인다…누가 역정보와 가짜뉴스를 퍼뜨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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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트루스 시대 '누가 진실을 전복하려는가'

시민 편의와 사회적 합의 탈을 쓴 '불온한 공익'

노컷뉴스

두리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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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사실보다 개인적인 신념이나 감정이 여론 형성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치는 현상, 가짜뉴스와 탈진실의 실체를 다룬 '포스트트루스'(post-truth)의 저자 리 매킨타이어의 신간 '누가 진실을 전복하려 하는가'가 출간됐다.

탈진실은 대다수 의학자와 과학자들에 의해 안정성을 인정받은 백신이더라도 그동안 백신을 반대해온 사람들은 특수 사례나 극소수 전문가의 반대 의견을 들어 그 백신의 신뢰성을 부정하려 드는 것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탈진실 현상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한다고 지적한다. 진실이 자신의 이익과 상충된다면 수많은 역정보(가짜뉴스나 허위사실)를 퍼뜨려 무엇이 진짜인지 알 수 없도록 희석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저자는 탈진실 현상이 과학 부정론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본다. 담배 유해 논쟁, 화석연료와 지구온난화의 관계, 코로나 백신에 마이크로칩이 들어있을 수 있다는 의심까지 모두가 과학적 사실을 부정하며 진실을 숨기려는 역정보에 의해 태어났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탈진실은과학 부정을 넘어 현실 부정까지 이르러 명백한 사실에 거짓에 거짓을 보태 무엇이 진실인지 모호하게 만들어 '진실 찾기'를 포기하게 만들려는 이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책의 해제를 맡은 정준희 한양대 겸임교수는 한국에서는 과학 부정론보다 역사 부정론이 더 힘을 받는다고 말한다. 그는 "일본 제국주의의 침탈을 애써 '식민지 근대화'로 포장하고, 반민주·반인권적 행보로 시민의 손에 의해 끌러내려진 부패한 권력자들을 '자유의 수호자'로 복권시키려 한다"며 "이미 '확인된 사실'과 '사회적으로 합의된 정의' 보다 그릇된 신념과 질 낮은 정파적 이해를 앞세운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탈진실적"이라고 꼬집는다. 특히 한국 사회를 비추어 비과학적 태도보다 빈곤한 철학과 몰역사적 인식을 우선 배격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은 역정보의 창조자와 전파자를 끄집어 내고 이들의 역정보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다룬다. 저자는 "진실은 거짓말쟁이가 권력을 잡았을 때 죽는 게 아니다. 진실을 말하는 자들이 진실 옹호 하기를 멈출 때 사라진다"며 "진실 도살자들의 정체를 까발리고 적극적으로 비판하라"고 말한다.

리 매킨타이어 지음 | 정준희 해제 | 김재경 옮김 | 두리반 | 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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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출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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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한 공익'은 오랜 시간 소수자, 약자와 함께 싸워온 변호사 류하경의 첫 저서로, 스쿨미투 정보공개 청구, 경비 노동자 갑질 사망 사건, 삼성 최초 노조 설립 투쟁 등 직접 변호를 맡았던 굵직한 갈등 사례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통용되는 '공익' 개념을 톺아보는 책이다.

저자는 우리가 쉽게 '공익' 사건이라 떠올리는 사건조차도 모두 '사익' 사건으로 수렴한다며, 어쩌면 '공익'은 "사회적 약자의 사익 중 현재의 공동체 다수가 그 추구 행위를 허용하는 사익"일 것이란 도발적 주장을 펼친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공익'을 구성하는 요건에 관해 깊이 논의하거나 혹은 그 정의와 조건을 타협하기 위해 대화해 본 적이 없으므로 국가는 '누군가의 사익'을 사회적 합의, 시민의 편의, 다수의 행복이라는 정치적 언어를 사용하여 '완전무결한 공익'으로 둔갑시킨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이에 반발하는 움직임을 '공익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강제 진압하고 탄압해왔던 역사들을 지적한다.

대표적인 예로 삼성 80년 무노조 '신화'를 종식시킨 삼성 최초 노조 조합원들을 변호한 경험부터, 휴대전화 부품 공장 내 안전 시스템 부재로 실명하게 된 2~30대 노동자들과 함께 싸운 경험까지 상세하게 풀어낸다. 두 사건은 노동자가 '이윤 추구'를 최고의 목적으로 두는 거대 기업에 맞서 안전한 환경에서 정당한 대가를 받으며 노동할 권리를 주장한 사건이다.

2022년 연세대학교 청소 노동자들이 쟁의 행위를 하다가 몇몇 학생들에 의해 '수업권 방해' 명목으로 고소당한 일, '돈과 권력을 지닌 기득권'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으며 선비와 상인의 경계에 선 변호사라는 직업을 단상 위에 해부한다. 저자 스스로 오랜 시간 '공익'변호사로 불려온 저자 역시 '불온한 사익'을 추구하는 투쟁가였음을 고백한다.

저자는 그럼에도 누군가의 사익을 보장하는 것이, 꼭 다른 누군가의 사익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며 투쟁의 현장에서 상대의 목소리를 듣고 대화하고자 마음 다해 시도할 때 그 공존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첨예해지는 한국 사회의 이권 갈등 속에서 쉽게 선동되거나 휘둘리지 않고자 하는, 보다 많은 사람들의 이권이 대화를 통해 공존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류하경 지음 | 한겨레출판 | 3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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