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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웨이가 5G(5세대 이동통신) 통신장비 시장에서 4년 만에 스웨덴 에릭슨에 선두 자리를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미국 이동통신사 AT&T가 5G 설비를 증축하면서, 대규모 물량을 공급하는 에릭슨이 수혜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화웨이는 최근 중국 내 5G 성장률이 둔화하면서 이에 따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9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세계 5G 장비 시장에서 에릭슨은 30.9%의 점유율로 선두를 차지했다. 화웨이는 29.7%의 점유율로 2위에 그쳤다. 노키아는 18.1%의 점유율로 3위를 기록했고, 그 뒤를 ZTE(12.1%), 삼성전자(4.3%)가 이었다. 올 2분기만 해도 화웨이는 33.3%의 점유율로 1위, 에릭슨은 23.5% 점유율로 2위였다.
5G를 포함한 전체 세계 통신장비 점유율에서도 에릭슨이 조만간 화웨이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3분기 기준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는 전 분기 대비 3.8%포인트(P) 감소한 32.6%의 점유율로 선두를 지켰다. 반면 에릭슨은 점유율을 6.6%P나 끌어올리며 화웨이와의 격차를 3%대로 좁혔다.
에릭슨은 미국 2위 통신사인 AT&T에 5G 장비를 공급하면서 점유율이 대폭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에릭슨은 올 9월 경쟁사인 노키아를 제치고 140억달러(약 20조858억원) 규모의 AT&T 수주 계약을 따냈다. 에릭슨은 노키아보다 오픈랜(개방형 무선접속망) 기술 측면에서 AT&T에 더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T&T는 에릭슨 장비를 통해 미국 내 무선 네트워크 시장의 70%를 점유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에 올 3분기 미국 통신장비 시장에서 에릭슨은 전분기 대비 14.5%P 늘어난 66.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재 미국은 5G 도입 확산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올 8월 농촌 지역 5G 확대를 위한 투자금 유치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제시카 로젠워셀 FCC 위원장은 “첨단 5G 모바일 서비스 확산을 위해 모든 수단을 활용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주력 시장인 중국의 5G 보급률이 지난 수년간 크게 상승하면서, 최근 성장세가 꺾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5G 모바일 가입자 수는 9억8100만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시장 확장을 위해 남미, 아프리카 등의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대중 제재가 심화하면 에릭슨의 입지가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조만간 중국산 IT 장비에 고강도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정책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공약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최고 60% 관세를 부과하고, 모든 국가 수입품에는 보편관세 10%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미국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최고 관세율은 50% 수준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9년 5월 화웨이를 미 상무부 수출 규제 목록에 추가하고, 자국 기업들이 거래할 때마다 특별 허가를 받도록 조치하기도 했다. 송영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미래전략연구실장은 “최근 미국 내 5G 기지국 설치가 늘고 있다”며 “내수 수요 둔화가 온 화웨이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제재로 불리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김민국 기자(mans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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