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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올린 신동’ 사라 장 컴백…“이제는 현재 즐기며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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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만에 피아노 동반 내한 독주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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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전 서울 서초동.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한국 이름 장영주·사진)이 기자들 앞에서 브람스 연주를 시작했다. 브람스 ‘F.A.E. 소나타’의 첫 네 음은 단호하고 뜨거웠다. 이렇게 화려한 연주는 사라 장이 30년 넘게 보여준 독특한 스타일이다.

    1980년 12월생인 사라 장은 1990년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뉴욕 필하모닉과 데뷔했다. 연주곡은 어렵기로 유명한 파가니니의 협주곡 1번. 만으로 열 살이 안 된 사라 장은 정확했고 거침이 없었다. 이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시카고 심포니, 베를린 필하모닉, 그리고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 다니엘 바렌보임, 마리스 얀손스 등과도 한 무대에 섰다. 13세엔 베를린필과 데뷔 무대를 가진 뒤 총 세 장의 음반을 함께 녹음했으며, 지금껏 발매한 음반은 20장이 넘는다.

    내년 데뷔 35주년을 맞는 사라 장이 이달 한국에서 독주회를 연다. 그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이제는 현재를 즐기며 연주하려 한다”고 했다. 어른 악기의 4분의1 사이즈인 어린이용 바이올린으로 9세에 데뷔 앨범을 녹음했고 한 해 150여 회의 콘서트를 소화했던 그는 이제 자신의 세계를 스스로 만드는 기쁨에 대해 이야기했다. “요즘은 같이 연주하고 싶은 오케스트라, 듀오 파트너와 함께 연주곡을 짜면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한다. 모든 연주를 즐기며 다닌다.”

    2007년 한 토크쇼에서 그는 “어릴 때 카네기홀에 데뷔하고, 유명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일은 종종 있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그렇게 꾸준히 활동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간담회에서 이에 대해 질문을 받은 사라 장은 “지금은 무조건 바쁘게 다니는 것보다 나에게 의미가 있는 연주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마법 같은 순간이 있는 공연이야말로 의미 있는 연주”라고 덧붙였다. “관객과 호흡을 하며 같이 숨을 쉬는 것처럼 잘 맞는 순간이 있다. 물론 음악적으로 완벽하게 행복했다고 느낄 때가 많지는 않다. 가끔 있는 이런 순간이 특별하다.”

    이번에 사라 장이 고른 ‘의미 있는 연주곡’은 브람스다. 사라 장은 한국 투어에서 브람스의 F.A.E.소나타와 마지막 소나타인 3번을 들려준다. 여기에 러시아 작곡가인 프로코피예프 소나타 2번을 더했다. “작곡가 중에 브람스를 가장 사랑한다. 협주곡·교향곡·소나타 등 모든 곡을 사랑한다.” 사라 장은 “브람스는 마음에서 쏟아지는 대로 로맨틱하게 연주해도 괜찮기 때문에 좋다. 그만큼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는 작곡가는 많지 않다”며 “나도 로맨틱한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동등하게 연주하는 곡을 좋아한다”고 했다. 이번 투어에서는 10여년간 함께 연주한 피아니스트 훌리오 엘리잘데와 무대에 선다. 엘리잘데는 “요즘 바이올린 연주자들을 보면 피아노보다 바이올린이 드러나는 연주와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라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사라 장이 피아노와 함께 하는 한국 독주회는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2022년에는 한국의 현악기 연주자들과 함께 비발디 ‘사계’를 연주했다. “세계 연주를 다니면서 한국 학생을 많이 보게 된다. 그때마다 자랑스럽고 한국이 얼마나 음악적으로 풍부한 나라인지 알게 된다.”

    사라 장은 후배 음악가들에 대한 관심을 묻는 질문에 선배 바이올리니스트인 정경화(76)를 떠올렸다. “내가 데뷔하던 즈음에 정경화 선생님께서 음악의 세계에 대한 시야를 열어주셨다. 친절한 조언이었다. 클래식 음악계가 매우 좁은데, 한국 음악가끼리 잘 뭉쳐서 한국을 빛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라 장의 한국 공연은 10일 성남아트센터에서 시작해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끝난다. 울산·고양·익산·청주·인천 등 총 13개 도시를 포함하는 투어 공연이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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