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 총파업 닷새째인 9일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에 시멘트 운송 열차가 정차해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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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중추이자 산업 생산 핵심인 제조업의 취업자 수가 10만명 가까이 감소했다. 2023년 4월 이후 19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44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건설 경기 하강으로 건설업 취업자는 7개월 연속 감소했고, 소비 부진 영향으로 도·소매업 취업자는 9개월 연속 감소했다. 내수 침체 흐름을 보여주는 11월 고용동향의 주요 지표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439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만5000명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가 440만명을 하회한 것은 동월 기준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11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월과 비교하면 19만명이 줄었다.
제조업 취업자 수가 급감한 이유는 자동차와 식료품 등 비교적 생산이 원활한 업종의 취업자 수 증가 흐름이 둔화한 반면, 전자와 의복, 제지업종의 취업자 수 감소 폭이 커진 영향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 7월 1만1000명 줄며, 감소 전환했다. 이어 8월(-3.5만), 9월(-4.9만), 10월(-3.3만)까지 제조업 취업자 수는 5만명 선 밑으로 감소하다, 11월에는 10만명 가까이 줄었다. 이 같은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 흐름이 지속될 경우, 12월에는 감소 폭이 10만명을 상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작년 12월에 취업자 수가 증가 전환한 기저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11월엔 건설업 취업자도 9만6000명 감소했다. 5월 이후 7개월 연속 감소다. 감소 폭도 석 달 연속 10만명 선에 육박했다. 기획재정부는 “건설 수주 둔화 영향으로 건설업 고용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업시설 취업자도 8만6000명 감소하며 12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사업시설은 인력 공급 등 용역 알선 서비스를 통칭한다. 주로 미화 직원이나 아파트 경비 공급, 건설현장 인력 알선 등의 업무를 한다. 건설업과 사업시설 등 건설 관련 업종 취업자 감소 폭만 18만2000명에 이르는 셈이다.
조성중 기재부 인력정책과장은 “건설현장 인력알선업을 중심으로 사업시설 취업자 수가 지속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인력 공급과 관련한 플랫폼 서비스가 발전하면서 관련 취업자수가 줄고 있다”면서 “건설경기 부진 여파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도·소매업 고용도 부진하다. 11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8만9000명 감소했다. 전월 감소 폭(14.8만)보다는 둔화했지만, 소비 흐름이 좋지 않아 당분간 반전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제조·건설·도소매 고용은 소비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향후 내수 전망이 밝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소비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청년 취업자 수가 18만명 감소한 것도 내수에는 좋지 않은 신호다. 11월 취업자 수가 12만3000명 증가한 배경은 연령대별로는 60대(+29.8만명), 업종별로는 보건복지(+11.3만), 교육서비스(+10.6만)의 영향이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좋은 일자리는 주로 제조업에서 나온다. 안정적이고 상대적으로 급여도 높은 수준”이라면서 “청년은 감소하고 고령층 취업자는 늘고 있다. 보건복지 서비스가 늘고, 제조업이 감소한다는 건 고용의 질 자체가 악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이어 “성장률에 따른 고용 탄성치를 고려할 때, 현재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성장률에 따른 기대치를 못 쫓아가고 있다. 통상적으로 2% 성장이면 취업자 수가 20만명 가까이 증가해야 한다”면서 “성장 동력이 꺼져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날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TF) 회의를 열어 고용 취약계층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 김범석 기재부 제1차관은 “건설업과 제조업 고용 감소와 청년 ·소상공인 등 고용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채용 박람회를 집중 개최하는 등 취약 계층에 대한 취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고용노동부 차관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청년·건설업을 중심으로 어려움이 계속되는 상황”이라며 “안정적인 고용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
윤희훈 기자(yhh22@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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