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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코로나 터널 지났더니 계엄 사태"…연말이 더 힘든 자영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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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에 배달비 인상·정치 상황까지 삼중고…"임대료 내기 힘들어"

송년회·모임 취소 이어져 한숨만…주부들, 한달뒤 설 명절 비용 걱정

연합뉴스

텅 빈 식당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11일 낮 대구시내 한 식당이 텅 비어 있다. 2024.12.11 psik@yna.co.kr


(대구=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대구시내 한 대학가 근처 먹자골목.

예년 같으면 이맘때 학생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이 소주잔을 기울이거나 저녁 식사를 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웠지만 올해 연말에는 손님 찾아보기가 어렵다.

오후 9시만 돼도 불 꺼진 가게가 곳곳에 눈에 띈다.

이곳에서 삼겹살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연말인데 사람들이 어디로 갔는지 좀체 찾아볼 수가 없다"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와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관공서 근처 자영업자들 사정은 더 심각하다.

한 구청 인근 해산물 식당 주인 B씨는 "연말이면 공무원들이 부서별로 간단하게라도 송년회를 하는데, 올해는 갑자기 취소하거나 내년으로 미루겠다는 연락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 임대료와 종업원 월급을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다"고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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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언제 오나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11일 낮 대구시내 한 식당가에 발길이 끊긴 모습. 2024.12.11 psik@yna.co.kr


대구시를 비롯해 관공서마다 최근 계엄·탄핵 정국과 관련, "연말연시 유흥과 향락을 자제하라"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관공서 주변 음식점들은 저녁 장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 공무원은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송년회를 했다가 작은 일이라도 생기면 문제가 될 수 있어 일단은 연말 모임을 모두 취소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비상계엄 상황 직후에 두드러졌다.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향후 전망 마저 밝지 않은 현실도 연말 분위기 실종의 큰 요인으로 꼽힌다.

40대 회사원은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주머니 사정이 안 좋은데 최근 정치 상황마저 불안하다 보니 연말이라고 해도 소비 활동이 움츠러들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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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자리 주인은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11일 낮 대구시내 한 식당이 텅 비어 있다. 2024.12.11 psik@yna.co.kr


한 50대 주부는 "한 달여만 있으면 설 연휴이기 때문에 명절 비용을 고려해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며 "내달 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 우리나라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인지 연말연시 분위기가 더 어두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대구지역 사업자 폐업률은 지난 2022년 8.9%, 2023년 10.1% 등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관련 당국은 올해에도 폐업이 끊이지 않고 있어 대구지역 폐업률은 당분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자영업자 K씨는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지나니 경기 침체, 배달비 인상, 계엄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며 "어둠의 터널을 지나 밝은 햇살을 볼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yong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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